지난달 26일 경남도가 진주시 정촌면 옛 예하초등학교 터를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부지 1순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전폭적인 협조를 기대하고 있는 경남도는 향후 추진 과정도 순풍을 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서부지역 공공병원은 이미 정부와 협의하여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경남도의 장담대로라면, 9월 말까지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올해 말까지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되면 2022년 상반기에 사업을 확정하고 2023년 착공한다. 김경수 지사나 경남도가 밝힌 청사진대로라면 강제 폐원 이후 10년 만에 서부경남권 공공병원이 소생한 것이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진주 후보지는 접근성(45점), 의료취약성 개선 효과(20점), 건축 용이성 및 확장성(12점), 인력 확보(10점) 등 7개 분야 12개 세부 항목 평가를 통해 최종 후보지로 결정됐다. 진주의료원이 폐쇄된 지역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총괄하는 구실을 하는 만큼 교통이 편하고 인력을 구하기 쉬운 도시 권역의 지역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힘입었을 것이다.

이번 결정은 강제 폐쇄된 진주의료원 역사를 되돌리는 본격적인 첫걸음이 된다. 메르스 사태나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공공 의료기관 역할이 얼마나 막중한지 절감했으므로 서부경남권 공공병원 재설립의 역사적 의미는 더욱 커졌다. 서부경남권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은 김 지사의 공약으로, 설립되면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총괄하는 거점병원 역할을 맡는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는 9개월가량 전문가와 도민이 논의 틀을 구성하여 서로 머리를 맞대어 최적의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했던 숙의민주주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의와 민주적 결정을 통해 정책을 실현하는 태도를 평가할 만하다.

다만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를 놓고 진주와 겨루었던 하동, 남해 등 도내에서 의료 환경이 가장 취약한 지역의 의료 공공성 문제도 떠올랐다. 서부 경남은 진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군이 의료취약 지역이며 고령화 수준도 매우 높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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