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군항제 2년 연속 취소
"진해 방문 자제 간곡히 부탁"
타 지자체 개최 여부 고심 중
비대면 전환·시민 의견 수렴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봄 축제가 주로 열리는 5월까지는 여전히 확산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남 도내 봄축제 개최 계획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우선 창원시 대표 봄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심재욱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했다. 심 국장은 이날 "3월 말 열 예정이던 2021년 진해 군항제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군항제를 열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여전히 전국적으로 300∼400명대 수준인 점 △3∼4월까지는 백신 접종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론도 군항제 개최에 부정적이었다. 시는 진해구민 667명을 대상으로 군항제 개최 여부를 설문 조사했는데, 설문에 응한 주민 85%가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는 진해 군항제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봄꽃 축제다. 1963년 1회 축제를 시작으로 2019년(57회)까지는 한 번도 취소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이후 확산세가 전국으로 확대되자 창원시는 사상 처음으로 군항제를 취소했다.

시는 당시 경화역, 여좌천, 안민고개, 내수면생태연구소 등 벚꽃 명소를 모두 폐쇄했다.

시는 올해 벚꽃 개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보 등을 토대로 오는 3월 27일∼4월 5일 사이 군항제를 열기로 하고 준비를 해왔다.

시는 군항제 취소에 따라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제공하지 않는다. 불법 노점상도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진해 군항제를 기다려온 시민들과 전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하루라도 빨리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올해도 진해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30일∼11월 8일 마산해양신도시를 비롯해 돝섬, 어시장, 수산시장, 원도심 일원에서 마산국화전시회를 열었다. 행사장을 걸어서 둘러보는 방법이 아닌, 관람객들이 차를 타고 돌아보는 비대면 형태(드라이브 스루)로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진해 군항제도 '드라이브 스루' 등 비대면 관광을 하고 이충무공 승전행사 등 핵심 행사만 여는 방향으로 검토했지만, 결국 시민 안전을 우선해 취소했다.

도내 곳곳에서도 봄 행사와 축제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아직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지자체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양산시는 원동매화축제를, 함안군은 아라제를, 남해군은 관음포둑방길봄꽃축제와 미조항멸치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거제시는 맹종대나무축제 취소를 확정했고, 대금산진달래축제와 양지암축제는 취소할 예정이다.

진주시는 논개제를 5월 1일부터 개최할 계획으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비대면 축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통영시는 이달 26일부터 4월 4일까지 국제음악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려수도굴축제와 봉숫골축제는 아직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굴축제는 비대면 개최가 예상되고 있고, 봉숫골축제는 취소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해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가야문화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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