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옛 예하초 자리 건립 확정
경남도, 8월까지 타당성 조사 용역
2023년 착공·이듬해 개원 계획
김 지사 "그간 도민 피해 사죄"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많은 도민이 피해를 보았다. 지금 경남 대표자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김경수 도지사가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덧붙인 말이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아픔을 딛고,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진주 정촌면에 건립한다. 이르면 2023년 착공해 2024년께 문을 연다.

◇'진주 정촌면 옛 예하초' 확정 = 경남도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과 관련해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1순위로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앞서 공론화협의회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후보지'로 3곳을 압축했다.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정촌면 예하리 756-1)' '하동군 진교나들목 부근(진교면 진교리 산27-1)' '남해군 남해대교 노량주차장 인근(설천면 노량리)'이었다.

도는 이후 전문가 15명으로 입지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는 후보지 3곳을 놓고 현지 실사와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기준은 △접근성(45점) △인력 확보(10점) △의지 및 계획(7점) △환경 특성(3점) △건축 용이성 및 확장성(12점) △의료 취약성 개선 효과(20점) △주민참여(3점)였다.

평가위는 지난 25일 회의를 열어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1순위로 결정했다.

도는 평가위 결과를 존중해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에 설립하겠다고 최종적으로 밝혔다. 다만 후보지 3곳에 대한 세세한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도는 향후 평가위원들과 논의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르면 2024년 개원 기대 = 도는 입지 선정에 따라 이후 절차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도는 애초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에서 현재는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지난해 12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았다.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에 포함되면서다. 예비타당성 조사에 걸리는 기간이 많게는 2년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대폭 단축하게 됐다. 다만 올해 말 국무회의 최종 의결을 남겨놓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8월까지 진주 정촌면 옛 예하초 일대를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한다. 그리고 9월까지 보건복지부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한다. 이어서 내년 상반기 사업 시행을 확정하고, 하반기 설계 공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23년 공사에 들어가 이듬해 개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병상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300병상 이상으로 지침을 내렸다. 특히 경남도 공론화협의회는 500병상 이상을 적정 의견으로 제시한 바 있다.

도는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단순히 진주의료원 복원에 그치지 않고,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지역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거점 공공병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 김경수 도지사가 2월 26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br>
▲ 김경수 도지사가 2월 26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갈등 극복 과정' 의미 담겨 = 경남도는 이번 입지 선정 과정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자칫 지역 간 유치 경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도는 입지 결과 발표에서도 매우 신경 쓰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도는 입지 결과를 25일 확정했지만, 그 결과를 다음 날 발표했다. 김경수 도지사가 직접 도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였는데, 25일에는 대통령 부산 방문에 함께해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또한 1순위 외 2·3순위 결과를 별도로 밝히지 않은 것도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 지사는 이날 브리핑 자리에서 앞으로를 위해 지난 시간을 잠시 꺼내 들었다. 그리고 도민에게 사과했다.

김 지사는 "이제는 과거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주의료원 폐업은 2013년 당시 (홍준표) 도지사의 개인 결정이었지만, 결국 경남도가 내린 처분이었고, 그에 따라 많은 분이 피해를 보았다"며 "경남도 대표자로서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한 "도민 참여로 공론을 모아 만든 결정은 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변화와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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