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민중 시위가 20여 일째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교사·승려·소수민족 등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군부는 시위대를 향해 총격 등 무차별 진압으로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25일 현재 시민 4명이 숨졌고, 수많은 시민이 다쳤다.

일부 시민은 자신의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연락처를 적어 시위에 나섰다.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새긴 것이다.

경남미얀마교민회와 경남이주민센터 등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미얀마 현지에서 보내온 시위 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각종 매체에 공유하며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외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해진 시위대 모습은 처참하다. 유혈 진압에 머리가 깨지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미얀마 민중 모습이 담긴 사진에서 5·18 광주민중항쟁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광주 시민사회단체 역시 미얀마 민중을 향한 지지와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 5개 구청장은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1980년 5월, 광주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민주주의를 쟁취했던 것처럼, 미얀마 국민도 용기를 잃지 말고 희망의 빛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연대 의사를 밝혔다.

미얀마 사태를 딴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건 한국 근현대사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은 공감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로 다시 일해공원을 떠올리게 된다. 5·18항쟁 학살 주범인 전두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경남에서도 아직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

미얀마 민주화 쟁취 연대 모금운동이 28일까지 진행된다. 뜻있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농협 355-0006-4754-13 (사)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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