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 기체 물량 납품
"우주 분야 사업 확대 주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운항이 줄어 관련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항공우주 부품 전문업체 ㈜율곡이 미국 항공사로부터 5000만 달러 규모 민수 기체 물량을 수주했다.

창원·사천·산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율곡은 앞으로 5년간 미국 스피릿항공사에 5000만 달러 규모 부품을 납품하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율곡 관계자는 "가격과 납품 기한 등은 협의가 다 이뤄졌고,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며 "일부는 계약을 했고, 나머지는 3월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율곡은 앞으로 5년간 보잉 737·787, 에어버스 A350·A220 등 기종의 날개와 동체 구조물 부품을 납품한다. 통상 후속 계약이 이어지는데, 항공기가 도태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보면 된다는 게 율곡 측의 설명이다. 율곡은 최대 25년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율곡은 지난 2017년에도 스피릿사와 3억 5000만 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했다. 애초 2023년까지 기간을 설정한 이 계약은 2030년까지로 연장됐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기 운항이 급감했고, 그에 따라 부품 제조업체도 큰 타격을 입었다. 율곡의 매출은 지난해 550억 원을 기록했는데, 2019년(1104억 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율곡 관계자는 "올해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이번 수주로 한 줄기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율곡은 지난해 심각한 물량 감소 위기를 맞았으나 스마트화로 경쟁력을 높인 게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

1990년 설립된 율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해 대형 민항기 부품을 비롯해 T-50, KT-1, 수리온 등 군수 항공기의 핵심 부품과 동체를 조립·생산하는 회사다. 날개 부분 제품 제조·조립 등에 특화돼 있다.

율곡은 지난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으로부터 150억 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성장금융이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조치 중 하나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로부터 받은 투자까지 합하면 모두 400억 원 규모다.

율곡은 "앞으로 최첨단 기계 가공 장비와 자동화 설비 등을 구축해 대규모 수요가 예상되는 우주 분야 부품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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