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물 〈김승태만세운동가〉 국가기록원 표지·글자 복원

김해시는 김해독립운동사가 담긴 <김승태만세운동가>를 국가기록원 지원을 받아 복원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승태(1878~1940) 독립운동가는 1919년 4월 12일 장유 무계리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해 징역 2년형을 받고 옥고를 치러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김승태만세운동가>는 어머니 조순남 여사가 장유만세운동 전개 과정부터 연행, 투옥, 재판, 출소 이후 분위기까지 1년간 긴박했던 상황을 내방가사로 상세하게 기록한 희귀하고 귀중한 자료다. 전체 37쪽 분량으로 독립운동사는 물론 문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아 한국판 <안네의 일기>에 비유된다.

장유만세운동에는 3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현장에서 3명이 순국하고 12명이 투옥됐다. <김승태만세운동가> 중 '장유만세운동의 실상과 기마대 연행' 대목을 보면 일본 경찰의 폭력으로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거나 분노한 백성이 철삿줄에 매여 끌려가는 참혹했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시는 <김승태만세운동가> 앞뒤 표지 결실과 잉크 번짐 등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해 5월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의뢰했다. 국가기록원은 전문적인 복원 처리를 거쳐 <김승태 만세운동가>의 모습을 완성했으며, 확인이 불가능했던 글자 가독성과 보존성을 높였다.

이홍숙 창원대 외래교수는 "당대 여성으로서 조순남 여사가 가진 남다른 역사의식은 여타 내방가사가 여성의 생활에 치중된 장르적 범주를 능가하고 있다"며 "이 점에서 만세운동가가 지니는 차별화된 높은 문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과 복원본은 오는 3월 중 시로 다시 옮겨져 시 기록관에 보관한다. 시는 앞으로 전시를 열어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청 누리집에서도 복원본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이번에 국가기록원이 지원해줘 기록문화유산으로서 인정받는 중요 기록물이 복원돼 역사를 안전하게 계승, 보존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기록물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되새기고 김해인의 정신, 나아가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은 지난 2005년 김승태 독립운동가의 후손 가운데 일부가 김해시에 기증했으나, 2018년 초 자료의 '행방불명'이 공식적으로 제기되고서 14개월여 만에야 원본을 찾게 된 일화가 있다. 당시 기증받은 사실을 공식 인정하지 않던 김해시는 우여곡절 끝에 2019년 6월 30일 결국 '2005년 제86주년 3·1절 기념행사장에서 조 모 씨로부터 기증받은 <김승태만세운동가> 원본을 시청 본관 지하 문서고 캐비닛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시는 당시 책으로 된 자료를 대상으로 찾다가 후손의 권고를 받아들여 봉투에 담긴 자료를 찾던 중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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