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작결함 가능성 확인
창원 도입 시내버스 다수 포함
시 "예비차 투입·순차적으로"

지난 15일 창원시 진해구 도로를 달리다 화재가 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전기버스 리콜이 결정됐다. 다른 차종인 코나 EV 배터리 조사 결과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결함 가능성이 발견되었는데, 불이 난 버스 역시 같은 곳에서 만든 배터리를 쓴 까닭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현대차가 판매한 전기차 2만 6699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사유는 배터리 제작결함이고, 대상 차종은 코나 EV·아이오닉·일렉시티 등 3종이다. 이중 일렉시티는 지난 15일 진해구 남문동 2번 국도 평발고개 인근 도로를 주행하다 불이 난 전기버스 차종이다. 정비 후 차고지로 돌아가는 도중에 난 사고라 다행이었지만, 만약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이었다면 인명피해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고 직전 버스를 수리했던 부분은 파워 릴레이 어셈블리(PRA)라는 배터리 관련 부품으로 알려졌고, 처음 불이 붙은 곳도 배터리가 있는 지붕이었다. 특히 일렉시티는 최근 국내외 15건의 화재를 일으켜 리콜된 현대차 코나 EV와 같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썼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전기버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렉시티가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이미 진행 중이던 코나 EV 배터리 정밀조사 과정에서 결함 가능성이 드러나서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과 관련전문가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남경공장에서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에 생산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으로 말미암은 내부 합선 화재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배터리를 쓴 차량을 전부 리콜해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코나 EV 배터리 조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일렉시티와 아이오닉 역시 같은 시기 남경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썼기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진해에서 불이 난 일렉시티 버스 역시 리콜 조건에 해당하는 배터리가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 현대차 일렉시티 버스는 2017년 11월 16일부터 2020년 3월 11일 사이 제작된 차량으로 전국적으로 총 302대다. 이중 창원시 시내버스로 도입된 차량도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에 따르면 현재 창원시 시내버스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고 구입한 전기버스는 총 132대(국산 57·중국산 75)인데, 이중 일렉시티 버스는 55대다.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보유대수 가운데 반 정도가 리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예비차를 활용해서 한 대씩 리콜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종남 창원시 신교통추진단장은 "전기버스 도입은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추세이니만큼 시민들이 불안함을 느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버스 화재 국과수 조사와 상관없이 리콜이 결정됐지만, 이와는 별개로 현대차 쪽에 사고 직후부터 전기버스 일괄 점검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콜로 말미암은 대중교통 공백 우려에 대해서도 "한꺼번에 차를 다 세우는 게 아니고, 주말에는 감차 운행을 한다"며 "또한 업체마다 예비차를 운행차의 5% 정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큰 시민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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