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모성급여 지급 기준 1805명으로 전년비 27명↑…제조업 종사 1260명 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사는 직장생활 10년차인 ㄱ(40) 씨. ㄱ 씨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자녀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지난해 3월 육아휴직을 썼다. 회사에서 '남성 육아휴직 사례'는 ㄱ 씨가 처음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예상보다 돌봄 부담이 컸지만 ㄱ 씨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친밀감을 쌓았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줬다. 1년간 휴직을 끝내고 복귀를 앞둔 ㄱ 씨는 "더 많은 부모가 육아휴직을 쓰도록 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육아휴직으로 모성보호급여를 1회 이상 받은 경남 도내 민간부문 직장인은 5566명(고용보험통계 모성보호지급자 현황 기준)이었다. 2019년 5235명보다 331명 늘어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ㄱ 씨와 같은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늘었다는 것. 2019년 도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1778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05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비 남성 비율은 다소 줄었지만 전년과 마찬가지로 '도내 육아휴직자 3명 중 1명은 남성'이었던 셈이다.

특히 지난해 경남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32.4%로, 울산(37.8%)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충남(30.8%), 경북(28.7%), 제주(27.7%)가 뒤를 이었다.

도내 남성 육아휴직자를 분석한 결과,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1260명)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51명),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63명) 순이었다.

임금별로는 통상임금 300만 원 이상이 569명으로, 같은 임금의 여성(309명) 육아휴직자보다도 많았다. 235만~260만 원(327명), 210만~235만 원(307명), 260만~300만 원(268명) 순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424명으로, 전체 78.9%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물론 비율도 늘었다. 2019년 10만 5181명 중 남성은 2만 2295명으로 전체 대비 21.2%였다. 지난해에는 11만 2045명 중 남성이 2만 7423명으로 전체 대비 24.5%로, 전년보다 3.3%p 늘었다.

이처럼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어난 것을 두고 '맞돌봄 문화가 확산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 시행과 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노력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등교 제한 등으로 자녀를 집에서 돌볼 필요성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속 지원 필요성도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우선지원대상기업(중소기업, 산업별로 상시 사용하는 노동자 수 기준) 소속 육아휴직자 수는 5만 9000여 명으로 전년(5만 3000여 명)보다 1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우선지원대상기업 비율은 53.4%였다.

한편 만 8살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가 신청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이용자는 지난해 1만 4698명으로, 전년(5660명) 대비 1.6배 급증했다. 이 또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용한 도내 노동자는 977명으로 이 중 남성은 10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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