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0일 경기도 포천 한 농장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국적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31) 씨가 영하 18도 강추위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졌을 당시 신문·방송 보도를 보면 주로 '사망' 쪽 표현이 십중팔구였습니다. 한데 <서울신문>(12.25.) 사설은 이런 제목이어서 "그래 바로 그거야" 싶었습니다. <이주노동자 동사, 인권존중에 국경은 없다>.

일물일어(一物一語)식의 가장 적합한 의미의 말로 따지자면 그 제목 속의 '동사(凍死)'가 장원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 흔해 빠진 '사망' 표현을 보면서 이런 투덜거림이 나왔습니다. "젤 리얼한 표현의 강추위 속 죽음도 모르면서 사망은 무슨 얼어 죽을 사망!"

순간 관용어 '얼어 죽을'이 얼어 죽는다는 뜻의 말 동사(凍死)와 왜 어원이 겹치게 됐나 싶어 우리말 활용의 갈래가 봬주는 묘미가 새삼스러웠습니다. 어쨌든 애도! 동사(凍死) 이주노동자!

 

필자의 옛 일터 신문인

<경남일보> 시절의 실화

<길거리 노숙인 冬死…>란

제목에 사장이 노발대발

"미쳤냐?

그럼 여름에 죽으면

'하사(夏死)'겠네, 夏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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