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기숙사 사감 시작으로 운영·육성팀장 맡아 우승 기여
선수협 사무총장으로 새 출발 "KBO 현안·과제 풀어나갈 것"

지난 18일 NC다이노스 장동철(61) 운영팀장의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2012년 1월부터 NC와 동고동락한 장 팀장은 기숙사 사감을 겸한 매니저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는 C팀(2군) 운영팀장, 육성팀장을 맡아왔다. 특히 2019년부터 2년간 N팀(1군) 운영팀을 이끌면서 지난해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구단은 장 팀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더불어 영상편지를 띄우며 그와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고 고마움을 표했다.

-창단 11년을 맞이한 NC의 첫 정년퇴직자이다.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대부분 직장을 그만둬야 할 시기에 다이노스 구성원으로 합류한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마지막까지 큰 선물을 안고 물러나니 가문의 영광이다. 전남 강진을 시작으로 진해-경북 포항-경기 고양-창원으로 이어지는 생활 속에서 의욕과 패기가 넘치는 직원·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년퇴임식에서 어떤 인사말을 했는가. 구단(단장·감독·선수 등)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건넸나.

"저와 함께하며 세대가 달라서, 또 견해가 달라서 가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낸 분도 있을 텐데 용서와 이해를 구했다. 많은 분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고 격려해줬다. 아무래도 퇴임하는 자리이다 보니 모두가 건강을 염려해줬다."

-2018년 최하위에 그친 NC가 그해 프런트를 개편하면서 1군 운영팀장을 맡았다. NC는 2019년 가을야구에 복귀한 데 이어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궜다. 운영팀이 기여한 바를 알고 싶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 이동욱 감독을 중심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고 지원했다.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됐기에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통합우승에 일조할 수 있었다. 힘을 모아 한마음으로 달리는 데 참여했을 뿐인데 좋은 결실을 거둬 영광을 누리는 거 같다."

-NC에 몸담으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2012년 1월 충남 예산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에 참석하고자 대전역에 집결해 있는 선수들을 만났을 때다. 전화통화만 했을 뿐이지 모두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매니저라며 앞에 나타난 사람이 아버지 같은 모습을 한 아저씨여서 많은 선수가 보고 또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딸 하나밖에 없는 저였는데 그날 이후 지금까지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식 선수들이 있어 아들 복이 넘쳐난다.(웃음)"

▲ 지난 18일 정년퇴임한 장동철 전 운영팀장.  /NC다이노스
▲ 지난 18일 정년퇴임한 장동철 전 운영팀장. /NC다이노스

장 전 운영팀장은 고등학생 때 부상당하면서 야구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부산 동래고등학교 코치, 대연초등학교 감독을 거친 그는 1990년 롯데자이언츠 기록원으로 입사하며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롯데, 1994년부터 1999년까지 LG트윈스에 몸담은 장 전 팀장은 이후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그는 "1992년 롯데자이언츠, 1994년 LG트윈스, 2020년 NC다이노스 우승을 팀의 구성원으로서 함께했다.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돌아봤다.

장 전 팀장은 오늘(22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사무총장으로서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전 회장의 고액 판공비 논란, 전 사무총장의 판공비 현금 요구 등 홍역을 치른 선수협을 양의지 신임 회장과 함께 바로잡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일부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의 권익을 옹호하는 선수협으로 만들어나가는 것도 과제다.

선수협은 장 신임 사무총장을 두고 "야구계에 오래 종사해 야구 전반적인 분야에 능통하다"면서 "운영팀장 경험을 살려 선수협-선수-KBO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교량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거 이루지 못했던 꿈을 다시 펼쳐보고자 지원한 것으로 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선수들의 연봉 사정·계약을 진행하면서 선수를 대변할 수 있는 대리인제도에 관심을 둬 미국으로 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선수협 바로 세우기가 관심사다. 중요한 시기에 사무총장에 뽑혔다.

"왜 부담감이 없겠는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 않아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내용을 들여다보고 선수들의 생각, 나아가 구단-KBO-야구팬 입장을 듣고 적절한 방안을 찾아 하나씩 과제를 풀어가야 할 거 같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집행부와 풀어나가겠다."

-NC 소속인 양의지 회장과 손발을 맞추는 데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있을 듯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고민한 후에 응모했다. 많은 분께서 응원하고 격려하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

-새 출발하는 각오는.

"선수협은 야구팬-KBO-구단을 존중하면서 리그 발전과 가치 상승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는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동반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KBO 주요 현안에 목소리 내면서 선수협 과제를 풀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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