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발포로 쿠데타 항의 시위 참가자 2명 사망
미국·유엔·유럽 등 군정에 폭력 즉각 중단 촉구

유엔과 미국이 20일(현지시각) 미얀마(버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정부군의 발포로 쿠데타 항의 시위 참가자 두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자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미얀마에서의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비판한다"며 "평화적인 시위대에 사람을 죽일 힘과 위협, 공격을 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21일 규탄했다.

이어 "누구나 평화적인 시위를 할 권리가 있다. 모두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민주주의로 돌아가길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트위터로 "버마(미얀마)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지속해서 시위 참가자와 다른 사람들을 구금, 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버마 시민 편"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도 사망자가 발생한 날 즉각 입장을 내고 관련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화적인 민간 시위대에 대한 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미얀마의 군과 모든 보안 병력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도 "오늘 만달레이에서 자행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시위대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을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역시 트위터에서 "미얀마의 평화 시위대에 대한 발포는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제사회 일원과 함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행위에 대한 추가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미얀마 국방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3명에게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조치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는 2주 넘게 벌어진 쿠데타 항의 시위 중 이번에 만달레이에서 열린 시위가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고 현지 구급대원을 인용해 전했다.

국제사회는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을 가두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유혈사태로 이끈 미얀마 군정을 대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미얀마 군경이 만달레이의 시위대를 향해 실탄 다섯 발과 고무탄 등을 쏘자, 이날 보렐 고위대표는 EU 회원국 외무장관들과의 회의에서 "적절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근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EU 고위 관계자는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 세력에 대한 제재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쿠데타 항의 시위에 나선 한 여성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뇌사 상태에 빠진 지 열흘 만인 19일 끝내 숨지며 첫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사망 경위를 투명하게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군부 정권은 이번 주 만달레이에서 벌어진 또 다른 시위에서 경찰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이번 쿠데타 발생 이후 구금된 시민은 570명에 육박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