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백내장 둘 다 노화 현상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로 개선
백내장 방치하면 녹내장 유발
진찰로 관리-수술 판별해야

노안, 나이가 들면 자연히 발생하는 그야말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아직 노안이 올 나이가 아닌데 싶은, 젊은 친구들이 노안이 왔다며 농담 삼아 대화하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다. 그러다 보니 근시인 사람들은 노안이 오더라도 가까이 있는 글자가 여전히 잘 보인다. 근시인 어떤 이는 노안이 오니까 멀리 있는 게 조금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참말인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예사로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을 때 아무것도 아니던 노안도 질환이겠다 생각이 들자 여러 궁금증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노안이 생기는 원인이 따로 있는지, 노안이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는지, 노안을 늦추는 방법은 있는지, 노안도 회복 가능한 건지…. 그래서 창원파티마병원 안과 최성원 과장을 찾아갔다.

-가까이 있는 게 잘 안 보이면 노안이라고들 하는데, 어떤 증상을 노안이라고 하는지 설명해주시죠.

"수정체는 투명한 바둑알처럼 생겼는데, 이게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면서 두꺼워졌다가 얇아졌다가 하는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노안이라고 해요. 가까이 있는 것을 보는 데 불편함이 느껴지거나,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을 본다거나 반대로 가까운 곳을 보다가 먼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증상으로 나타나죠."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오랫동안 보는 생활 습관 때문에 노안이 일찍 온다는 게 맞는 말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가까이 대고 오랫동안 본다고 해서 노안이 가속화 하지는 않아요. 가까운 것을 보려면 홍체를 좁혀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눈에 힘이 들어가는데 결과적으로 눈이 나빠지게 되죠. 어릴 때 멀리 자주 봐야 시력이 좋아져요. 그래서 방안에만 있는 건 좋지 않아요. 어릴 때 스마트기기 오래 본다고 해서 노안이 일찍 오는 것과는 상관이 없어요."

▲ 백내장이 진행된 안구 모형.
▲ 백내장이 진행된 안구 모형.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생기는 사례가 많은가요? 서로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백내장이 생겼다고 해서 노안이 생긴다거나 노안 때문에 백내장이 생기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둘 다 공통으로 수정체와 관련이 있어요. 수정체는 투명한 조직인데 나이가 들면서 딱딱해지고 단백질 성분이 바뀌거든요. 그러면서 뿌옇게 변하는데 이게 백내장이에요. 수정체 자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노안으로 보면 되는데, 이게 동시에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백내장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원인으로 따지면 아주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을 달리하면 뚜렷한 원인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의 핵이 단단해져서 비수용성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발병하죠. 음주 흡연도 연관이 없는 건 아니고요."

-젊은 사람도 백내장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까?

"당뇨성으로 오는 경우가 있고요, 태어날 때 다쳐서 자기도 모르게 있다가 증세가 일찍 나타나는 수도 있어요."

▲ 수정체를 뺀 안구 모형.
▲ 수정체를 뺀 안구 모형.
▲ 수정체를 삽입한 안구 모형.
▲ 수정체를 삽입한 안구 모형.

-백내장도 비수술 방법으로 완치될 수 있습니까? 어느 정도이면 수술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시죠.

"백내장은 불가역적 증상입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죠. 치료한다고 낫거나 하는 게 아니어서 많이 불편하면 수정체를 들어내고 인공수정체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수술 시기는 의사마다 기준이 다른데, 저는 백내장을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생기는 주름살 같은 거죠. 그런데 그대로 방치하면 녹내장도 생길 수 있어요. 진찰을 통해 환자의 불편함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결정하는 게 맞겠죠. 시력이 0.3 이하로 떨어지면 수술하시라 권하지만 0.8 이상 나오는 분한테는 수술 권하지 않아요. 좀 더 있다가 불편하면 그때 수술하라고 말씀드립니다."

-백내장 초기에 주의해야 할 사항,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낮이나 빛에 심한 눈부심을 느끼는 것을 주맹이라고 그러는데, 이로 인해 수정체의 변화로 원시가 되는 등 굴절값의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그 굴절값 변화에 따라 어떤 사람은 시력이 더 좋아지는 현상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노안이 심해지면 어떤 증상까지 생기는지 궁금하네요.

"노안이 오면 살짝 원시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2, -3디옵터의 근시인 사람들은 원시가 오면서 오히려 0에 가까워지니까 더 잘 보이게 되죠."

-근시의 경우 몇 가지 수술로 시력을 회복하던데, 노안도 수술로 회복이 되는지, 어떤 수술을 하는지 알려주세요.

"노안 수술을 한다면 이 수정체를 다초점으로 해주면 먼 곳 가까운 곳을 모두 잘 볼 수 있죠. 다초점안경과 같은 원리입니다. 제품을 보면, 동글동글하게 생겼는데 굴절값이 다 달라요. 인공수정체를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광학기술력으로 다초점이 가능하게 만든 거죠. 그다음에 동자 쪽에 구멍을 뚫는 방법도 있고요, 라식처럼 각막을 깎아 두께를 조절하는 수술도 있습니다."

-혹시 노안이 생기지 않게 혹은 늦출 방법이 있습니까?

"특별한 방법은 없고요. 자연스러운 거라서요. 대신 항산화제와 복합비타민이 약간 도움이 됩니다. 근시 중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증세가 빨리 나타나는 편입니다."

▲ 창원파티마병원 안과 최성원 과장이 노안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 창원파티마병원 안과 최성원 과장이 노안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평소 눈 건강을 위해 어떤 관리를 하면 좋을지 물었다. 질문하면서 안 해도 될 질문이었음을 깨달았다. 흡연 음주 줄이기, 당뇨 조절, 멀리 보기, 눈부심 방지 등 들을 만큼 들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엉뚱한 질문 하나 건넸다.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저는 근시여서 수정체가 두꺼워 상이 망막 앞에 맺혀 생기는 현상이므로 눈을 꾹 눌렀다가 보면 멀리 있는 게 잘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왜 그런 거죠?" "수정체는 안구 안에 있어 누른다고 눌러지는 게 아녜요. 대신 근시인 경우 각막을 눌러 효과는 볼 수 있어요. 그게 밤에 끼는 특수렌즈인 드림렌즈라는 거예요. 보통 애들한테 많이 해요. 잠을 자는 동안 착용하고 아침에 빼면 시력이 회복되는 효과를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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