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과부하', '학예연구사 부족', '교육·홍보·기록연구 전문 학예사 전무', '학예연구실 부재'. 경남도립미술관에 가면 보이는 문제가 이렇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 대부분은 경남도가 나서 풀어야 할 일이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도는 관련 문제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미술관 내부에선 전문성 있는 학예연구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수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주요 시·도립미술관 8곳 중 최하위 수준이다. 경남도립미술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학예사 규모는 부산시립(13명), 광주시립(12명), 대구시립(11명), 부산현대(10명), 제주도립(9명), 대전시립(8명), 경남도립(7명), 전북도립(5명) 순이었다. 학예연구사 7명을 보유한 경남은 뒤에서 두 번째였다. 자료에서 언급된 전국 시·도립미술관 중 학예연구실과 학예연구실장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곳은 경남도립미술관이 유일했다. 학예사들은 전시를 연구하고 기획하는 과정을 거쳐 학예연구실장 승인을 받아 전시를 내놓는데, 도립미술관에선 학예연구사가 미술관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과 소속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전시 관련 결재는 학예연구실장 대신 비전문가인 운영과장(5급 공무원)에게 받고 있다.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립미술관이 이름에 걸맞은 구조를 갖추려면 4~6명 정도의 학예연구사를 추가 채용해야 한다. 학예연구실을 운영과에서 별도로 독립시키는 부서 개편 작업도 필요하다. 적어도 이런 변화가 있어야 좋은 전시도 가능하고 경남 미술사 기록도 가능할 거다. 녹록하지 않은 미술관 실정을 도가 알긴 아는 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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