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사자 같은 갈기 머리와 두루마기 자락을 깃발인 양 휘날리며 평생을 민중·민족·민주운동의 맨 앞에 서서 '노나메기' 즉 모두가 일하며, 모두가 올바로 사는 세상 만들기에 필사적 힘을 쏟아 투혼을 불태웠던 백기완(89) 선생! 그 불쌈꾼(혁명가)이자 거목의 야인(野人) 어른으로 살아 온 민중의 장쾌한 수호자가 훨훨 깃을 치는 북녘 고향 '장산곶매'가 되어 하늘로 떠났습니다. '치열 삶' 이승과 영별했습니다. 삼가 옷깃을 여미며 평온한 영면에 드시길 빕니다.

고인의 수필집 <자주 고름 입에 물고 옥색 치마 휘날리며> 속의 '장산곶매'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문득 생각난 <장산곶타령> 흥얼거림으로 고인을 전송하였습니다.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금일도 상봉에 님 만나 보겠네/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님 만나 보겠네'. 고인이시여, 임이시여 '북소리'를 내소서. '통일 북' 늘 둥둥 울리소서.

<백>절불굴 <임을 위한 행진곡> <기>저가 된 詩 <멧비나리> <완>명(頑命)으로 끈질기매

백기완은 영생 '통일꾼'!

'달동네'

'새내기' '옛살나비'

'새뚝이' 등등 새말 만세!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