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항공편↓ 운임↑
싱가포르행만 일시적 지원
WTO 협정 위반이 걸림돌
정부 "간접 지원 논의 중"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남산 딸기와 관련해 정부가 수출 보조금(물류비)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 딸기 주산지인 경남지역 딸기재배 농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운항이 줄고 운임이 2∼4배 정도 비싸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 농가와 업체는 애써 개척한 판로를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손해를 감당하면서 딸기를 넘기는 상황이다.

◇수출 90% 경남딸기 물류비 막막 = 딸기 수출 물류비 지원은 싱가포르에만 적용되고 있다. 최대 수출지인 홍콩, 관세 폐지로 기대감이 커지는 태국 등에는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수출농가와 업체는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도 물류비를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해마다 500t을 수출하는 윤갑수(57·진주) 씨는 "현재 ㎏당 1만 1000원 정도에 팔고 있다. 예년과 비교하면 ㎏당 2000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피해가 엄청난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는 수출 물류비를 지원해주지 않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물류비 지원이 없으니 농가 수매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딸기 재배 면적은 전국에서 경남이 가장 넓다. 통계청 시설재배면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딸기 재배 5634㏊ 가운데 경남이 39.9%(2250㏊)를 차지했다. 도내 진주·밀양·하동 등에서 생산량이 많다. 논산을 중심으로 충남(1280㏊)도 딸기 재배 면적이 넓은 편이나 내수 시장 위주로 생산한다.

외국 수출 딸기의 90%는 진주·밀양·하동 등 경남에서 생산한 것이다. 우리나라 딸기는 주로 홍콩·싱가포르·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를 보면 2018∼2020년 딸기 수출량은 전체 1만 5460t 가운데 홍콩이 32.7%(5058t), 싱가포르가 24.2%(3752t)를 차지했다.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수출량을 합하면 30.5%(4718t)로 홍콩과 비슷하다.

▲ 15일 진주북부농협에서 노동자들이 수출용 딸기를 선별하고 있다. /경남농협
▲ 15일 진주북부농협에서 노동자들이 수출용 딸기를 선별하고 있다. /경남농협

◇정부, 간접 지원 검토 = 농식품부와 aT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딸기 수출이 어려워지자 항공운임에 대해 표준물류비의 7%(㎏당 491원)를 추가 지원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데 지원은 지난해 말로 끝났다.

이에 딸기 농가와 수출업체 등이 추가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고, 농식품부는 올해 4월까지 싱가포르행 딸기 수출 전용 항공기에 대해서만 수출 물류비를 한시적으로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 등에 따라 농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을 해마다 감축, 2024년에는 완전히 폐지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다른 수출국에 대한 물류비 추가 지원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케이베리를 통해 간접 지원을 확대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했다. 케이베리는 수출딸기 통합조직인 농업회사법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수출 물류비를 급히 지원한 것이고, WTO 등에서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계속 직접 지원을 하기 어렵다"며 "케이베리가 조만간 사업계획을 수립해 올해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물류비 지원은 결국 폐지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통합조직을 통해 간접 지원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딸기는 지난해 11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태국에 수출할 때 관세가 사라지는 등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품목이다. RCEP는 한국·중국·일본과 아세안 10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15개 나라가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이다.

또 정부는 지난해 딸기를 '스타품목'으로 선정하고 3년 내 1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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