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떡국을 후후 불며 먹다가 불현듯 이런 떡국 호강도 사치 아닌가 싶은 생각에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멍때리기를 했습니다. 34일간 400㎞의 도보행진을 청와대 앞에서 마친 '희망뚜벅이' 김진숙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노동존중 사회는 어디로 갔습니까"라는 글귀가 적힌 부채를 흔들면서 엄중한 분노로 묻던 그 장면이 떠올라서였습니다.

이어서 그의 비장한 촌철살인 선언도 떠올랐습니다. "앓는 것도 사치라 다시 길 위에 섰다." 그 암 투병 김진숙이 설 떡국의 따스한 맛 호강이나 제대로 누렸을까, 행여 마음이 추웠다면 비록 김이 나는 떡국일지라도 맛이 차갑지나 않았을까 싶어 울컥했습니다.

김진숙 그의 존재는 독재정권을 끌어낸 저항의 역사에 노동자들의 민주노조 운동이 있었음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의 저서 제목대로 그는 <소금꽃나무>입니다. 썩지 않는 소금 그 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내가 보이십니까?"

분명 김진숙은 물었고

문 대통령은 묵묵이네

김진숙

그가 '촛불'의 진실로

물은 죄가 그리도 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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