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8개 팀 중 7위로 마무리
감독 징계·해고 탓 코치 체제로
시즌 도중 선수 이적도 악영향
사령탑 선임·팀 융합 등 숙제

5승 16패 승점 10점. 전체 8개 팀 중 7위. 영화 같은 일이 펼쳐지기를 바랐건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연출되지 않았다. 핸드볼리그 여자부 경남개발공사가 올 시즌에도 중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경남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과제를 살펴본다. 경남은 다음 시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까.

◇감독 없이 시즌 치르고 = 경남은 지난해 11월 27일 김현창 코치 체제로 2020-2021시즌에 들어갔다. 5월 술자리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감독이 8월에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은 부인했지만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경남개발공사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성희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감독은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12월 20일 복귀했다. 하지만 얼마 후 언론에서 관련 논란이 보도되면서 올해 1월 7일 해고 처리됐다. 돌아온 감독이 물러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전개되자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사령탑 없이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부진했던 이유다.

▲ 경남개발공사 선수들이 지난 6일 오후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 삼척시청과 경기가 끝난 후 파이팅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 경남개발공사 선수들이 지난 6일 오후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 삼척시청과 경기가 끝난 후 파이팅을 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선수단 변동 커 손발 맞추지 못해 = 선수단 변동도 컸다. 지난해 11월 1일부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선수 중 박하얀(서울시청)·김보은(삼척시청) 등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FA를 포함해 누군가는 계약하지 못해 팀을 나갔고, 누군가는 선수 생활을 끝내고 핸드볼계를 떠났다.

경남은 서울시청에서 김이슬(센터백/라이트백)·강다혜(레프트백)를 데려오며 전력을 보강했다. 정현희(라이트백)를 광주도시공사에 내주고 최지혜(라이트백)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으며, 팀을 구하지 못해 쉬고 있던 선수들을 불렀다. 앞서 10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1순위로 김소라(피벗)를 지명한 데 이어 유혜정(레프트백)·이지우(레프트윙)·조수현(레프트윙)도 영입했다.

문제는 핸드볼리그가 2018년 겨울리그로 전환되면서 선수들의 소속팀이 시즌 도중 바뀐다는 데 있었다. 선수들은 1월부터 12월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계약하지만 리그는 11월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이어졌다. 떠나는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고 데려온 선수들은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올 시즌 경남은 여느 팀보다 선수단 변동이 심했다. 2021년 기준으로 경남 소속 13명 중 2019-2020시즌에도 경남에서 뛴 선수는 박새영(골키퍼)·허유진(레프트백)·노희경(레프트백) 3명뿐. 선수들이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10개 팀 중 가장 많은 219실책을 범하는 등 유기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못했다.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다.

◇박새영·허유진 FA 잔류 등 과제 = 올 시즌 경남은 경기장 안팎에서 풍파에 시달리면서도 김현창 코치 체제에서 5승을 거뒀다. 특히 1월 22일 인천시청을 상대로 30-29, 24일에는 서울시청과 맞대결에서 28-25로 승리하며 시즌 첫 2연승을 거뒀다. 아쉬운 점은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29일 부산시설공단과 경기에서 26-27, 1점 차로 패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이겨야 되는데 놓치다 보니까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순위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다시 시작이다. 선수들은 휴식을 취한 후 2021-2022시즌을 준비한다. 경남이 다음 시즌 '우생순'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감독 선임 △선수 간 융화·융합 △FA 잔류로 요약될 수 있다.

경남은 오는 11월 1일부로 박새영·허유진이 FA 자격을 획득한다. 세이브 부문 1위(314세이브), 방어율 부문 5위(34.62%)인 박새영과 득점 부문 3위(138득점), 어시스트 부문 4위(73어시스트), 공격포인트 부문 3위(211점)인 허유진은 각각 수비와 공격에서 경남을 떠받치는 축. 비시즌 기간 이들을 데려가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에서 의지를 가지고 지켜낼지가 관건이다.

김 코치는 "다음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기려고 할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좋은 팀이 되고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며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경남 대표로 나간다. 전국체전에서 선보이는 경기력을 보면 다음 시즌 성적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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