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 고향 가요?"

올해 들어서 많이, 정확하게는 2월이 시작되면서 가장 많이 뱉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혹은 가볍게 묻고 또 대답한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연장된 시점, '고향에 가느냐 안 가느냐'는 새 안부인사가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설 연휴까지 2주간 연장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고 나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이리저리 전화를 돌렸다. 근처 가게도 찾았다. 상인 대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는 반응이었다.

유독 기억에 남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미 예상을 해서인지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에 따른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불안하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하는. 강화된 방역 수칙이 풀리긴 하는지 하는 불안감이 가장 크다."

위로랍시고 이런저런 말을 건넸지만 위로가 안 된다는 건 스스로 가장 잘 알았다. 그렇네요, 참…. 결국에는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봤다. 마스크 잘 쓰기, 외출 자제하기. 부쩍 살이 오른 얼굴을 가리는데 마스크만 한 게 없으니 마스크는 잘 쓴다. 좋다. '집돌이' 성향이 강해 일할 때 빼고는 집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가올 설은. 소소한 가족회의를 했다. 결론은 지난 추석에 이어 누나네가 오지 않는 것. 이렇게 되면 우리 가족모임 인원은 4명이 된다. 그 외 가족모임은 일절 없다. 그래도 불효자는 간다고 했던가. 어쩔 수 없이 '불효자' 타이틀을 지고 가지만 설 명절 혹은 이후 '진짜 불효자'가 되지 않도록 애써야겠다. 설이라고 뭐 다를 거 있겠나. 마스크 잘 쓰고 집에만 있고. 막연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일상으로 복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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