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영화가 기억이 나서 찾아봤다. <교실 안의 야크>라는 영화다. 부탄 감독이 부탄을 배경으로 제작했다. 드넓은 초원, 눈 덮인 산속 풍경이 장관이다. 국민행복지수가 1위라는 부탄의 풍경이 따스하게 다가왔다. 그런 곳에서 주인공도 어디서든 행복을 내뿜을 것만 같았지만, 젊은 교사인 주인공은 달랐다. 도심에서 자란 주인공은 교사라는 직업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호주로 이민을 꿈꾸고 있었다. 영화는 주인공이 교육부 장관과 면담 후 부탄에서 제일 오지인 '루나나'로 가게 되면서 겪는 일을 그렸다. 고도 4800m, 인구 50여 명이 사는 곳에 도착하는 데만 걸어서 일주일가량이 걸리는 곳. 그곳에서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새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에서 주인공은 아이들과 지내면서 하나씩 뭔가를 깨쳐나가지만, 결국 예정된 날짜에 자신이 원하던 곳으로 돌아간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 아이가 자신도 앞으로 교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장면이었다.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어서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줘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사람이 바로 교사라는 뜻으로 이해가 됐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얼마나 '미래를 어루만지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학사 운영이 차질을 빚었고, 교사가 학생과 교감할 시간이 줄었다. 새 학급의 교사, 학생이 서로 얼굴조차 모른 채 신학기가 시작됐었다. 올해는 계속된 코로나19라는 상황에 적응을 했고, 한 해 동안의 경험이 쌓였다. 교육부는 학사 일정도 예정대로 3월에 진행하고, 등교수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감염병 위기가 교육의 위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에 다들 공감할 것이다. 이제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교육 당국의 지원으로 교사가 학생들과 제대로 소통하면서 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교사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으로서 더 활약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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