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궁기 위험회피 전략 필요
투매보다 보유로 호흡 길게
수출 소비재·미디어 '주목'

공포는 투매를 낳고 투매는 재차 변동성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증시 조정의 일관된 생리다. 만일 시장 변동성의 극한을 잡아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조정의 끝자락에 마주 설 수 있게 된다. 시장 바닥 통과를 엿보는 투자전략 가늠자로서 변동성지수(VIX·Volatility Index)를 주목하는 이유다.

지난주 VIX는 33.1포인트를 기록했다. 최근 13주 사이 최저점인 지난해 12월 4일(20.8포인트)과 비교하면 50% 이상 급등했다. 주목할 점은 VIX가 최근 13주 저점 대비 50% 이상 급등하는 시점은 대부분 국내외 증시 바닥 통과가 시작되는 전략적 분기점이었다는 사실이다.

2000년 이래로 VIX 급등 이후 4주, 13주, 26주, 52주간 국내외 증시 퍼포먼스를 살펴보면 S&P500은 각 기 평균 +1.3%(Hit ratio: 65.0%), +3.2%(72.6%), +6.2%(75.6%), +7.3%(72.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1.5%(65.6%), +5.6%(72.0%), +9.1%(67.3%), +8.5%(68.1%)였다. 앞으로 3개월간 72%의 확률로 +5%대 인덱스 Bottom-fishing(바닥시세에서 사들임)이 가능했던 시장 재진입의 출발점이란 의미이자, 3월 코로나 팬데믹과 10월 눌림목 과정에서도 통용됐던 불패의 경험칙인 셈이다.

시장 진바닥(주가가 매우 내려서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을 정도의 상태) 역시 VIX를 통해 판단 가능하다. 통상 S&P500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VIX 상대지수(표준화) +1.5 레벨은 국내외 증시 Buying Climax(과매수) 통과를, -1.5 레벨은 Selling Climax(과매도) 통과를 시사하는 통계적 극한으로 기능해 왔다.

현 위치에서 이를 가늠해본다면, 향후 VIX가 40포인트 어귀까지 추가 상승하거나(PER 불변 가정), 또는 S&P500 지수가 7%가량 추가 하락하는 경우(EPS 및 VIX 불변 가정) 동 지표는 -1.5 레벨 Rock-bottom(최저) 통과할 수 있을 전망이다.

VIX 1포인트 상승 시 S&P500 지수는 0.53%가량 하락했던 2000년 이후의 상관성을 고려한다면, 시장의 가격조정 폭은 상기 전망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지난 전망 자료를 통해 강조했던 바와 같이, 현 증시 조정은 미국 국채금리 1%대 안착 과정에서 미치는 예고된 성장통 성격이 짙다. 파죽지세를 구가했던 시장 기대(Sentimental)와 여전히 답보상태를 맴도는 현실(Fundamental) 간 틈을 좁히는 이격조정 내지 기간조정이란 의미다. 또한 글로벌 경기부양 정책환경에 대한 중장기적 기대가 여전하고, 한국 수출과 기업실적 펀더멘털 회복추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증시 내부의 선순환 격 상황변화가 지속하는 한 최근 일련의 파장이 시장의 시스템 위험으로 비화할 개연성은 낮다.

시황 따라 전술은 변해도 전략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VIX를 통해 조정의 끝자락을 가늠했다면, 이후 투자전략은 투매보단 보유가, 실익 없는 관망보단 전략대안 비중확대가 긴 호흡 하에선 훨씬 낫다.

춘궁기 포트폴리오 전략 초점은 인덱스 Up & Down-side 리스크 동시 헤지(위험회피) 가능성에 맞출 필요가 있겠다.

시장 속락 이후 투자 대안별 반등 탄력은 언제나 낙폭과대 순으로 결정됐고, 시장의 추가 여진에 맞서는 가장 확실한 버팀목은 2021년 실전전환 계기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양수겸장을 찾는 일이 시장 바닥통과 과정에서 해야 할 급선무가 된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 등을 보면 반도체, 2차 전지, 백신 위탁생산(CMO), 자동차 등 절대·상대 우위에 있는 수출 소비재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증권, 보험, 유통, 철강 등이 눈에 들어온다. 관련 대표 주 압축대응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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