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고졸 일자리 더 줄어들까 우려
정부·지자체부터 고용 창출에 앞장서야

경제 개발이 중요했던 산업화 시대에는 직업계고 졸업자가 졸업 후 바로 기능인력으로 산업체에 진출하여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산업계에서 우수 기능인력이 많이 필요하여 고졸 취업률은 높았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지식기반 사회 도래로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다. 2009년에는 직업계고 졸업생의 72.9%가 대학에 진학하였다. 상대적으로 취업률은 16.7%로 급격히 떨어져 직업계고의 정체성이 문제가 되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직업계고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노동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고졸 취업률이 2016년에 47.2%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2017년 현장실습 안전사고 이후 학습중심 현장실습 도입과 함께 강화된 안전 기준으로 학생 안전은 개선되었으나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었다. 고졸 취업률은 2018년 42.8%, 2019년 33.2%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졸 채용 수요가 대폭 줄어들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직업계고에는 대안학교를 제외한 직업계열 특성화고, 특수목적고인 산업수요맞춤형고(일명 마이스터고), 직업교육 학과가 설치된 일반고가 포함된다. 경남에는 특성화고 30교, 마이스터고 3교, 직업교육 학과 설치 일반고 2교, 총 35교의 직업계고가 있다.

직업계고 교육과정은 보통교과와 전문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편성·운영하고 있다. 전문교과는 산업계의 수요에 맞춰 설계된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따라 과목을 편성하고 있다.

현재 직업계고는 미래 신산업 및 지역 전략 산업 등과 연계한 학과로 개편하고 산업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의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또 기업을 쫓아다니면서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직무를 분석하여, 그 직무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우리가 기업 요구 수준까지 교육을 해서 인력을 공급할 수 있으니 우리 졸업생을 써주십시오"라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학 중 취업목표를 설정하고 현장실습을 포함한 일 경험, 자격증 취득, 방과후 프로그램 참여 등과 같은 다양한 취업준비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대인관계와 직무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겨내는 인내심, 감정 조절, 자존감 등을 강화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지난달 경남의 한 직업계고에 입학한 3집안 6명의 형제들이 나란히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먼저 입학해 취업에 성공한 형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동생에게 비추어져 한 가족 동문이 됐고 취업도 된 것이다.

2019년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에서는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을 60%까지 달성하고, 취업 전 중등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취업 시 양질의 고졸 일자리 확대 및 취업 지원을 강화한다고 하였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산업계에서 고졸 채용 확대가 어렵다면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하여 정부부터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직업계고, 산업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취업 지원 협의체의 내실 있는 운영도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경제 성장기의 혜택을 누린 우리 어른들이 힘을 모아 청년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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