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화재로 노부부 화상…창원서 집 붕괴·7명 구조
"환풍기 틀면 전기스파크 우려 현관문 열고 바닥 환기"

하룻밤 사이 경남 도내 주택가에서 액화석유가스(LPG)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환기를 잘 하지 않는 겨울철에 특히 사고 위험이 커 도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일 오전 8시 28분께 의령군 의령읍 한 단독주택에서 가스 폭발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80대 노부부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부부는 얼굴과 손발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15분 만에 불을 껐지만 폭발로 주택 내부가 그을림 피해 등을 봤다.

전날(1일) 오후 7시 15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일대 주택가에서도 가스 폭발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중경상을 입은 주민 7명을 구조하고 모두 병원으로 이송했다. 최초 폭발지에 있었던 80대 여성과 50대 남성 등 2명이 양팔과 복부 등에 화상을 입었다. 이 폭발로 주택 1채가 완전 붕괴했고, 그 여파로 인근 주택 4곳은 벽체와 대문이 부서지는 등 재산피해가 났다.

두 사고 모두 주방에서 가스레인지를 켠 순간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경찰 당국은 LPG가 누출돼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 2일 오전 의령군 의령읍 한 단독주택에서 가스 폭발로 불이 났다. /경남도소방본부
▲ 2일 오전 의령군 의령읍 한 단독주택에서 가스 폭발로 불이 났다. /경남도소방본부

LPG 폭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점검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경남 도내 LPG 등 가스폭발 사고는 12~2월 집중된 것으로 조사돼 겨울철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LPG·부탄가스 등으로 발생한 도내 가스폭발 사고는 29건(경남 18건·창원 11건)이었다.

가스 종류별로는 LPG 20건, 부탄가스 7건, 메탄 1건, 복합가스 1건이었다. 인명피해는 사망 2명, 부상 14명이었다. 재산피해는 1억 3150여만 원으로 집계됐다. 계절별로는 봄 5건, 여름 2건, 가을 6건, 겨울 16건으로, 전체 사고의 55%가 겨울철에 발생했다.

겨울철 가스사고가 빈번한 이유를 두고 소방당국은 "가스보일러 등 난방 사용이 증가하는 데다, 창문 등을 닫아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난 1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도 가스 폭발로 주택 1채가 완전 붕괴됐다. /창원소방본부
▲ 지난 1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도 가스 폭발로 주택 1채가 완전 붕괴됐다. /창원소방본부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중간밸브를 잠그지 않아 누출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사고 예방 차원에서 자동으로 밸브를 잠가 주는 가스타이머 설치를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을 오래 비울 때는 중간 밸브뿐 아니라 외부 LPG용기의 밸브도 잠그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창원 산호동 폭발사고가 일어난 주택은 사고 당일 가스온수기를 전기온수기로 교체하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 교수는 "온수기를 교체하면서 중간밸브나 용기밸브를 다 잠그지 않고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설사 잠갔더라도 배관 사이에 있던 잔류가스가 누출될 수 있으므로 교체작업을 진행할 때는 환기에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냄새 등을 통해 가스 누출을 확인했을 경우, 전기스파크가 튀어 폭발할 우려가 있다며 환풍기를 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보다 무거운 LPG 성질상 일단 누출되면 현관문을 열고 빗자루 등으로 바닥을 쓸 듯 환기하라고 권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