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확대로 벼랑 끝에 선 지구
인류 멸종위기 벗어날 작은 실천들 중요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 동토가 풀리면 이산화탄소보다 30배나 더 강력한 온실가스를 내뿜는 지하의 메탄가스가 방출된다. 이렇게 되면 지구 온도는 급속도로 상승할 것이다. 이것이 임계점을 넘으면 지구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이번 세기말에 지구 기온은 평균 8∼10도까지 상승할 것이다.

기후 변화는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쌓인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이 지난 30년 동안 배출됐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작물 수확량은 10%씩 감소하고 전 지구적 식량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기온 상승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생물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수시로 닥칠 것이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30년 후 여름 평균 기온이 35도를 넘는 도시가 970개가 되고, 열사병 사망자가 연간 25만 5000명에 이르고, 인구 5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과학자들과 생태운동가들은 수십 년 전부터 이런 위기 상황을 알리며 '경고'해왔다. 그러나 위정자들과 자본가들은 그 심각성을 모르쇠하며 오직 '개발과 성장'만 외치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켰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지금 당장 이 경고를 무시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050년쯤 지구는 거주 불가능한 행성이 될 것이다.

그렇다. 끔찍한 재앙의 그림자가 우리 삶 속 깊이 침투하고 말았다. 눈치 빠른 세계의 청소년들은 스스로 '멸종 위기종'이라고 부르며 저항운동을 하고 있다. '학교보다 지구를 선택하라'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절규 앞에서 정신이 번쩍 든다.

툰베리는 2019년 9월 미국에서 열린 'UN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탄소 배출을 늘리는 비행기나 배를 이용하지 않고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건넜다.

툰베리는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악마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감히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몇몇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척할 수 있냐"며 호통을 쳤다.

다행히 그동안 발뺌만 하던 미국도 최근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하면서 '기후 악당국' 오명을 씻고 있다. 경남지역 자치단체와 의회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해군에서도 지난해 말 '남해기후위기비상행동' 준비모임이 결성되고, 지난 21일에는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박종권 대표를 초청해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듣고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공무원, 교사, 농어민, 주부, 채식 실천가, 정치인,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여 명이 참석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공유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산화탄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비상행동'만이 '멸종위기'를 막을 수 있다. 작은 것부터 곧바로 실천하자. 우선 대낮에 사무실이나 교실에 켜둔 전등부터 끄자. 거리나 공공시설에 밤새 켜는 전등부터 끄자. '아나바다 운동'에 적극 동참하자. 적게 먹고 적게 버리고 적게 싸자.

'편리'만 좇아오던 삶의 습관을 깊이 성찰하며 '불편'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자. 어둠에 익숙해야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 혼자보다 함께 하면 더 큰 힘이 난다. 우선 가족부터 함께하고, 이웃과 지역이 함께하고, 공공 기관과 단체가 함께하고, 전 세계 국가가 연대하여 '비상행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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