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특별법 처리"속도
국민의힘 "민심 노려"견제
4월 보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

오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가덕신공항에 대한 국민의힘의 소극성을,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략적 태도를 집중 부각 및 공격하면서 신공항이 보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시작은 지난 21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방문이었다.

이날 이 대표가 김영춘 부산시장 보선 후보 등과 함께 이곳을 찾아 동남권 메가시티 성공과 신공항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민주당이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의 조속한 처리 의지를 밝히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신공항 하나 한다고 해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이 대표는 바로 다음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이며 부울경의 미래"라며 "공항 하나로 경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받아쳤고,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김 위원장마저 직접 나서서 가덕신공항을 깎아내리니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국민의힘은 가덕신공항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즉각 대답해주기 바란다. 국민의힘이 특별법을 반대하면 우리는 국회 단독처리도 불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로부터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로부터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위원장도 물론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가덕신공항의 의미를 깎아내린 적 없고, 당내에 가덕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여당의 특별법 추진은)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재차 역공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김도읍(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개인 성명을 내 "민주당이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어야만 신공항이 건설될 수 있을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부울경 주민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 발표 후 두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가덕신공항 건설 등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며 "공항은 국가의 중요한 시설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다. 만약 정부·여당이 또다시 시간을 끌며 정치적으로 이용해 '희망고문'을 한다면 부울경 주민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런 지적에 맞서 신공항을 놓고 부산권과 대구·경북권 의원들이 분열 중인 국민의힘의 딜레마를 더욱 부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영춘 후보 측은 23일 논평을 내 "국민의힘은 가덕신공항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워라. 원내대표(주호영)도 반대하고 비대위원장도 무시하는데 왜 당론으로 못 정하나"며 "이참에 대구·경북 정당임을 못 박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신공항을 무산시킨 것이 이명박·박근혜 TK 정권이었는데 국민의힘 누구도 이에 사과하고 반성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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