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온라인 유통·제작 확대
그 속에서도 엇갈리는 이익-생활고

코로나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100여 년 전인 1918년에 대규모 감염병으로 스페인독감이 발생하였고 4000만~5000만 명이 죽어서 인류역사의 대재앙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에릭 홉스봄에 따르면 진정한 20세기는 전쟁과 혁명, 대량생산이 시작된 1910년에 비로소 시작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발생으로 21세기의 모습이 성큼 다가와 그 색채가 더욱 확연해졌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21세기 미디어의 풍경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1세기의 삶에서 비대면(언택트) 혹은 온라인 미디어라는 개념을 빼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 영화 <옥자>는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멀티플렉스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개봉된 영화입니다. 과거에 소비자를 연결해주던 전화나 대중매체의 역할을 플랫폼이나 앱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전용 넷플릭스, 음식주문앱 배달의 민족, 은행업무를 위한 뱅킹앱, 영상오픈 플랫폼 유튜브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 모바일 이용현황을 보면 작년 4월 모바일 미디어 이용시간은 코로나 이전 대비 116% 늘어났고 코로나가 잦아든 8월은 90% 늘어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에서 영상콘텐츠의 유통과 소비가 대폭 늘어났으나 영상콘텐츠의 제작은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노동집약산업으로서 콘텐츠 제작은 비대면으로 할 수 없어서 방송사를 비롯한 콘텐츠 제작업체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콘텐츠 제작에서 해외 취재는 말할 것도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거나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기 어려워 제작 일정과 방식이 축소되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10여 편의 드라마 제작이 중단되어 보조출연자들이 생활고를 겪었고, 방송국의 제작이 중단되면 외주나 프리랜서 인력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제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관객이 참여하는 새로운 제작환경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이후 콘텐츠 제작의 어려움은 일시적이며 앞으로 제작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의 양면성과 팬데믹 속에서도 한류라는 트렌드는 새로운 이정표를 썼습니다. K-POP 아이돌을 중심으로 국내외 팬덤이 확산되어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CD 판매는 2019년에 비해 78.2%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수출, 만화의 웹툰 수출로 저작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보였다고 합니다.

집콕과 온라인, 그리고 배달에 익숙해진 우리의 삶이 코로나 이후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확실하게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면적 접촉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접촉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SNS를 적당히 멀리하고 직접 친구와 연락해서 얼굴을 보고 굳이 동네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20세기적 삶의 방식이 아련하게 그리운 것은 인간의 본성인지, 옛것에 대한 집착인지 혼돈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