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조사서 70% '부정적'
도 "거점 마련·장기 추진"
유통업계 "연결망이라도"

경남도가 지역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쿨체인 시스템 도입 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도내 중소형 유통상인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는 지난해 2월 1인 가구 증가와 웰빙을 추구하는 흐름을 반영해 유통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남 소상공인 쿨체인 시스템 구축 타당성 조사'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쿨체인은 동네 슈퍼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과일·채소·가정간편식, 밀키트 등 신선식품을 소포장 가공해 배송하는 체계다.

도 소상공인정책과는 시장 조사 중 쿨체인 시스템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장기 과제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 결과 골목상권 상인, 유통업자, 소비자의 30% 정도가 쿨체인 시스템 도입에 찬성했고 나머지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소상공인정책과 담당자는 "쿨체인 시스템 구축은 장기적으로 검토하되, 추진한다면 거제, 창원, 진주 등 기존 물류센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0월 전후로 완공될 김해소상공인중소유통물류센터까지 합하면 서부, 중부, 동부 경남에 쿨체인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도내 중소형 유통상인들은 유통 트렌드가 급변하는 시대에 아사 직전인 중소형 유통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쿨체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백익흠 경남창원나들가게협의회장은 "나들가게는 항상 편의점 도시락처럼 각종 신선식품 등을 나르는 대기업형 신선유통 체계 도입에 목말라있다"며 "쿨체인 체계가 마련된다면 무인화가 진행 중이지만 상품 메리트가 부족한 나들가게에 더 많은 경쟁력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열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공동회장은 "공산품은 배송으로 해결하고 마트에서는 신선, 간편식 등만 구매하는 시대가 왔다"며 "중소 유통업계가 체질 변환을 하지 못한다면 튼튼한 쿨체인 체계를 갖추고 온·오프라인 쌍방 채널을 가진 대형마트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회장은 쿨체인 체계 구축은 물류센터 신축 등 거창한 것이 아니라며 연결망 구축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도내에서 신선식품 배송을 하는 기업 등과 연결만 된다면 저예산으로도 얼마든지 쿨체인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며 "그런 식으로 동네슈퍼까지 가정간편식, 신선식품을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소유통상인을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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