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에 제동이 걸리고 '하방' 압력이 확대하고 있다.

지난 11일 3266포인트까지 상승폭이 커지던 코스피 지수가 장중 170포인트 등락을 거듭한 끝에 마감했다. 12일에는 장중 100포인트 하락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흐름이다. 단기 급등세가 컸던 만큼 다소 과격한 되돌림 국면이 전개되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10주 연속 상승했다. 단기 과열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극에 달했던 상황이다.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 추세선으로 불리는 200일 이동평균선과 괴리율은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년 평균의 +3표준편차 수준을 넘어섰다.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투자자의 불안감을 자극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상승 부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사 등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임계치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주중 1.18%를 넘어서는 등 불안한 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를 비롯한 세계 자산시장의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키는 변화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들어맞으면서 채권금리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는 확대됐다. 물가·금리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세계 자산시장의 단기 조정 기폭제(트리거)는 연준에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이 언급된 데 이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해 테이퍼링을 언급했다. 게다가 빠르면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물론 빠르고 강한 경기회복이라는 전제가 있고 경기 상황이나 물가 상승 압력, 평균 물가 목표제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통화정책 자세가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코스피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증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연준의 자세를 확인해야 한다. 현지시각 기준으로 26~27일 예정된 FOMC 회의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흐름에서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건전한, 자연스러운 조정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체감하는 변동성 압박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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