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통영 어민들 우려 제기
국가중요어업유산 보존 촉구

거제시와 통영시 어민들이 남부내륙철도 건설로 두 지역 사이 좁은 해협인 견내량에서 나는 돌미역이 사라질 우려를 제기했다.

통영시 용남면 연기마을과 거제시 사등면 광리마을 어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남부내륙철도 건설은 환영하지만, 바다에 교각을 건설하게 되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전통 견내량 돌미역 어업이 사라질 수 있다"고 17일 주장했다.

2027년 개통 예정인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시와 거제시를 연결한다. 노선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통영∼거제 구간은 두 지역을 연결하는 최단 거리인 견내량 해협에 다리를 놓아 철도를 깐다.

견내량은 폭이 수백m에 불과해 거제대교·신거제대교 등 기존 자동차 통행용 다리도 지난다. 용남면과 부속 섬 해간도를 연결하는 해간연륙교도 견내량 해역에 속해 있다.

견내량은 폭이 좁고 물살이 거세 돌미역 채취로 유명하다.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에 기록될 정도로 역사가 길다.

지금도 매년 5월이면 견내량 양쪽에 자리 잡은 통영 연기마을과 거제 광리마을 어민들은 일제히 돌미역 채취에 나선다. 어민들은 '트릿대'라는 장대로 물속 바위에 붙은 미역을 감아 올리는 방식으로 견내량 돌미역을 채취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7월 견내량 돌미역 채취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 제8호로 지정했다.

지역 어민들은 "예전 거제대교 아래에도 많은 미역이 있었지만, 교각 건설 후 주변에선 미역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며 "해간 연륙교 공사 때도 3년간 미역이 사라졌으나 어민들 노력으로 겨우 복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부내륙철도 교각 위치를 현 거제대교 방향으로 옮겨 견내량 다른 해역 돌미역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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