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플랫폼 호황…쓰레기 급증
택배세·플라스틱 폐기물세 도입을

며칠 전 저녁 사무실에서 일 때문에 10시 넘어서 퇴근하는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의 불이 꺼져있는 모습은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벼랑 끝으로 몰려가는 소상공인들의 깜깜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경남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소상공인들 매출이 급감하고 비대면 주문으로 배달업종만 호황을 누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면 매출이 대부분인 골목상권은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소비 위축으로 손님은 줄고 촘촘하게 배달망을 구축해 거대한 자본의 신 대기업 플랫폼 사업자들만 비대면의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독일의 경우는 코로나19로 '배달의 민족'처럼 나 홀로 활황을 누리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 배송하는 상품마다 택배세를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계획이라니 우리나라가 받아들여야 할 제도임이 분명하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를 합쳐 97%가 한국 배달업계를 독점하는 있는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계 회사이다. 대한민국에서 돈 먹는 공룡으로 승승장구 중인 거대자본이라는 생각에 소상공인들이 더 안타깝다.

또 다른 이야기다. 며칠 전 TV 뉴스에서 본 장면은 충격이었다.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한두 가지 메뉴를 더 주문하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일회용기 13개가 나온다고 한다. 잘 알다시피 배달음식은 원래 중국집이 시작이었다. 그때는 멜라민으로 만든 그릇으로 돌려받는 배달인이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배달비용이 더 많아진다는 이유로 회수하지 않아도 되는 플라스틱과 일회용기로 바뀌었고 대개의 가정이나 직장에서 배달음식을 일회용품들로 포장하고 있다. 녹색연합에서 일회용품과 관련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는 더 놀랍다. 응답자 750명 가운데 70%가 배달쓰레기 처리대책으로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10명 중 8명이 '배달쓰레기를 버릴 때 마음이 불편하거나 걱정이 되고 죄책감이 든다'고 답했다. 독일이 들어있는 EU는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자금 확보를 위해 2021년 1월 1일부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과세를 결정하고 0.8유로/㎏(약 1000원)의 세금을 부과한다니 독일계 회사가 '배달의 민족'이란 앱을 사서 사업을 한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정책이 없어서 쉽게 돈 벌 거라 판단한 게 아닐까 싶다.

요즘 배달앱이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소상공인들 시름이 깊은 만큼 공공배달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자지체에서는 공공배달앱으로 자영업자에겐 수수료 해택을, 소비자에겐 지역화폐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공배달앱이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경남의 지자체들이 고민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본다. 만약 공공배달앱을 하게 될 때 경상남도가 '기후위기 영향평가제도'도 정책 수립에 도입한다니 다회용기도 사용하고 배달수거도 담당하게 해 환경도 살리고 소규모 일거리 창출도 시키길 바란다.

정치권에서는 배송하는 상품에 택배세를 매기거나 플라스틱 폐기물의 과세를 결정, 그 예산을 가지고 지자체들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온라인쇼핑 및 배달앱 등으로 망연자실해있는 소상공인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시길 당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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