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누리집 물품 공개
산하기관 이어 민간에 매각
인수자 없을 땐 수거업체로

최근 충북지역 한 교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교에서 10여 년간 사용한 학생 책걸상을 교체해서 폐기 처분을 앞두고 있다며, 혹시 필요한 기관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일부 민간 교육기관이 연락해 책걸상을 재활용하게 됐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학교 책걸상 교체, 도내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경남도교육청은 '경상남도교육비특별회계 소관 물품관리 조례'에 따라 학교 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매각, 폐기한다. 가령 학교에서 책걸상 사용연수가 지나 낡아서 사용하기 어려우면 '불용(不用·쓰지 않음)' 처리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책걸상 등 물품별로 조달청에서 정한 사용 가능한 연수가 정해져 있다"며 "책걸상도 종류마다 5년짜리, 9년짜리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불용 결정은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 물품으로서 앞으로도 사용할 전망이 없는 것 △예측할 수 있는 일정 기간의 수요를 초과해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물품 △원장비가 사용 불가능 상태이거나 원장비가 없어지고 새로 취득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 그 부속품 △시설물에서 제거된 물품으로서 활용할 수 없는 것 △훼손 또는 마모돼 수리해도 원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물품 △수선을 요하는 물품으로서 수선함이 비경제적인 물품 등 기준에 따른다.

이렇게 불용 처리된 물품은 학교와 교육지원청·도교육청 등 도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필요한 곳이 있는지를 찾는다. 관리조회(소요조회) 절차다. 도교육청 홈페이지 정보공개 항목에서 '물품관리전환 소요조회' 게시판에 여러 물품이 올려져 있다. 게시판에는 해당 물품의 사진, 관리전환 조건 등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 한 학교에서 폐기하는 책걸상을 교실 밖에 내놓았다. /독자
▲ 한 학교에서 폐기하는 책걸상을 교실 밖에 내놓았다. /독자

관리전환 조건은 '관리전환 물품에 대한 수리 비용 및 운반비용 등 제반 소요액은 관리전환 인수기관에서 부담함을 원칙으로 함' 등으로 물품을 가진 곳에서 정하기 나름이다.

소요조회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매각·폐기 등 마지막 단계를 밟는다. 도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물품을 찾는 곳이 없으면, 매각 가치가 있는 정보화 기기 등은 민간 업체를 통해 판다.

매각 가치가 없으면 마지막 폐기 순서가 남았다. 폐기는 학교에서 폐기 수거 차량이나 재활용할 수 있는 이에게 전달해서 진행한다.

앞서 SNS에 학교 책걸상 재활용할 곳을 찾았던 교사는 "이전에는 학교에서 업체에 돈을 주고 책걸상을 폐기했다"며 "재활용 가능한 학교 물품은 지역별 교육청에서 공지해서 필요한 이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 SNS 내용을 공유한 이용자도 "학교나 도서관·공공시설에서는 규정에 따라 몇년 단위로 물품을 교체하는데, 상태가 대부분 좋은 편"이라며 "누군가 더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필요한 분들을 찾은 것 같은데, 비인가 대안학교나 체험농장 등에서 써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재정복지과 관계자는 "애초 학교 물품을 조금이라도 사용할 수 있으면 불용 처리를 해서는 안 되고, 폐기할 물품을 사용하라고 안내하는 것은 모순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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