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실 행사 젊은층 발길 지속
저변 확대·수익 창출 일거양득
마을 공동체 활성화 협력 활동
노년층 글쓰기·이장 교육 사업

하동군 화개면에서 녹차를 재배·생산하고 차 체험 행사를 하는 몇몇 농가는 지난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차 체험 행사에 참여하려는 20대 젊은 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서다. 커피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이 차 문화를 경험하고자 이곳을 찾는 사례는 그동안 보기 드물었다. 녹차는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경향이 많았기에 의외였던 것. 차 체험 행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대략 2000여 명이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농가는 크지는 않지만 생각지도 못한 수익도 올렸다.

이 차 체험 행사의 명칭은 '하동차마실'이다. 하동군의 야생차 재배지인 화개면과 악양면에 있는 차 재배농가나 다원들을 찾아서 차를 직접 만들어 맛을 보고, 주변을 산책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관광활성화사업 중의 하나다. 악양면에 있는 하동주민공정여행사인 협동조합 '놀루와'가 기획하고 추진한 여행 형식의 행사다. 놀루와 양지영(31) 선임피디는 차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층의 차 문화 확산과 농가의 수익 창출 등 일거양득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지역의 노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내는 '자서전 쓰기 학교' 졸업식./ 놀루와
▲ 지역의 노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내는 '자서전 쓰기 학교' 졸업식./ 놀루와

"차가 생활화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농가를 참여시켜 서로 돕도록 행사를 꾸몄고 수익은 일정하게 나눴다. 행사를 시작한 이후 특이하게도 20대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참여했다. 8월 초에 수해가 발생한 이후에도 참여가 끊이지 않았다. 행사에 참여한 젊은 층이 SNS에 많은 자료를 올리면서 호응을 이끌었는데, 문화체육관광부도 특이한 사례라고 했다. 특히 참여농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젊은 층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농가들은 이들이 차에 관심을 두어서 좋다고 했고 감동을 하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익도 얻어서 정말 좋다고 했다."

놀루와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 자연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2018년 8월 출발했다. 그래서 놀루와의 방향성을 올바른 여행 문화를 만들자는 목적과 함께 지역과 주민, 공동체를 우선으로 돈보다 사람을 지향한다로 정했다. 조합원으로 참여한 대표 등 구성원 4명도 지역에 뿌리를 둔 주민들이다.

놀루와 오동수(52) 실장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일을 만들려고 할 때 우리가 다 하면 안 되고 지역에 있는 것을 공유하고 (지역민)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싶다"며 지역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차 체험 행사인 '하동차마실'에 참여한 관광객. /놀루와
▲ 차 체험 행사인 '하동차마실'에 참여한 관광객. /놀루와

놀루와가 지향하는 목표는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주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악양면 매계마을, 문화예술협동조합 구름마, 사회적기업 에코맘, 하동요양원, 상남치즈, 귀농전문가, 섬진강식당, 생태해설사회, 차 재배농가 등과 협력 관계를 맺은 것.

그렇게 구축된 지역사회 협력은 놀루와가 주제별로 구성한 체험·인문·답사·액티비티 여행 그리고 지역 사회 공감 활동과 연결돼 추진되면서 지역민의 호응을 받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역의 할머니를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 써서 책으로 내는 '마을 할머니 자서전'과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을 리더를 양성하는 '마을학교' 프로그램이다.

양 선임피디는 "마을 할머니 자서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다. 하지만 할머니들과 동고동락하고 감정을 나누고 지내다 보니 더 큰 걸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친할머니처럼 지낸다. 지금까지 26명이 참여해서 자서전을 냈다. 마을 이장을 대상으로 한 마을학교는 이장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종강식 날 개인별로 마을 청사진을 발표했는데 결과물에 다들 놀랐다"며 뿌듯해했다.

▲ '놀루와' 오동수(왼쪽) 실장과 양지영 선임피디. /허귀용 기자
▲ '놀루와' 오동수(왼쪽) 실장과 양지영 선임피디. /허귀용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놀루와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주민을 우선하는 설립 취지는 변함이 없다.

오 실장은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고 콘텐츠를 향상시켰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한다. 코로나 시대에 맞게 개별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에 따라 필요한 가이드를 지역민을 활용해서 양성하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