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축의금 봉투'논란 지속
송순호 의원, 지폐 뿌리며 비판
의장·제1부의장 불신임안 촉각
민주당 21일 본회의 상정 계획

경남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갈등이 새해 들어서도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의장단 선거 때부터 대치한 의장·제1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새해 첫 임시회부터 돈을 흩뿌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파열음을 냈다.

◇검찰 기소 기다리는 '축의금' = 11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말~6월 초,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은 장종하(민주당·함안1) 도의원에게 결혼 축의금이라며 각각 100만 원씩을 전달했다. 함안경찰서는 11월 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수사 기관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장 의원은 12일 열린 제38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요청했다. 장 의원은 "의장·부의장의 축의금은 매표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들의 불신임안과 사퇴촉구 결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장 의원은 "선거 전이 아니었다면,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이 1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일부러 부르거나 찾아와 전달했을지 의문이다. 두 의원 모두 집안과 친분을 강조하며 100만 원을 줬다고 해명하지만, 족보 어디에도 관련이 없다.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송순호 의원이 12일 열린 제38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 중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이 전달한 축의금 200만 원을 지적하며, 공중에 돈을 흩뿌리고 있다.  /경남도의회
▲ 송순호 의원이 12일 열린 제38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 중 김하용 의장과 장규석 제1부의장이 전달한 축의금 200만 원을 지적하며, 공중에 돈을 흩뿌리고 있다.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흩뿌린 200만 원 = 이와 관련, 송순호(민주당·창원9) 의원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김 의장과 장 부의장 검찰 기소를 촉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송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선거에서 돈을 쓰면 선거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기반을 흔드는 중대 범죄다. 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축의금 100만 원을 준 사람 명확하고, 받은 사람 명확하며, 받은 사람은 선거에 표를 달라는 압박으로 느껴 돌려줬다. 대가성도 인정되고 투표권을 가진 의원에게 축의금을 줬으니 직무 연관성도 인정된다. 뇌물죄에 해당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리 준비한 200만 원을 주머니에서 꺼내 "축의금, 이 돈이 돈이 아닙니까" 하며 공중에 흩뿌렸다.

송 의원은 본회의장 몸싸움을 이유로 21명 도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 등 7명의 의원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특수폭행 치상' 혐의로 고소한 건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몸싸움은 의장과 부의장의 독단적 회의 진행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일어난 의정활동의 한 부분이며 모의를 한 일이 없다. 특수폭행치상 혐의 역시 그날 정황상 넘어진 장 부의장은 누구라도 걸리면 넘어져서 폭행으로 고소를 할 사전 계획을 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소한 혐의가 인정되면 벌금형은 없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 의원직이 상실되는 혐의다. 7명 의원의 정치 생명을 날려버리겠다는 각오로 고소를 했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불신임안 상정되나 = 김 의장 등은 지난 8일 민주당 의원 7명 고소를 취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 불신임 안건 처리를 앞두고 계산한 정치적 행보로 판단하고 있다.

새해 갈등 봉합을 강조한 김 의장은 임시회 개회사에서 갈등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사자성어에 빗대 지적하며, 배려와 양보를 당부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두 의원의 신상 발언을 들은 후에는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입장에서는 아무렇게나 다 이야기할 수 있다. 거기에 맞춰서 말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밝히며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민주당은 2차 본회의가 열리는 21일, 계류 중인 의장·제1부의장 불신임안과 사퇴촉구 결의안을 상정·처리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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