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네아트 리좀 6편 상영
남해·산청 작은영화관도 개봉

지난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기록된 하루 영화 관객 수는 1만 4518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지금까지 최저 기록은 코로나19 초기 대유행기인 지난해 4월 7일 1만 5429명이었다. 지난 한 해 복합상영관들은 관객이 줄면서 큰 손해를 봤다. 작은 영화관들은 기약 없는 휴관을 이어가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새해 도내 예술영화관, 일부 작은 영화관들이 힘겹게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관에 가라고 하긴 아직 조심스럽지만, 일단은 이번 주와 다음 주 개봉 영화를 소개해 본다.

◇예술영화관 시네아트 리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내 예술영화전용관 시네아트 리좀에서는 14일 <나의 작은 동무>, <요요현상>, <아이 엠 우먼>, <사라센의 칼> 4편, 15일 <블라인드>, <귀여운 남자> 두 편을 새로 선보인다.

<나의 작은 동무>(무니카 시멧츠 감독, 2018년)는 북유럽 작고 아름다운 나라 에스토니아가 스탈린 소련의 지배를 받던 시기의 어두운 역사를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그려낸 실화 영화다. 엄마가 갑자기 어디론가 끌려가고, 스포츠 영웅인 아빠는 끊임없이 감시를 받는 상황에서 주인공 소녀가 보여주는 천진난만한 생각과 행동들이 파스텔 배경 안에서 펼쳐진다. 62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2019년), 43회 클리블랜드국제영화제(2019년), 30회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2019년), 23회 부산국제영화제(2018년)에 초청된 영화다.

▲ <요요현상>.  /스틸컷
▲ <요요현상>. /스틸컷

<요요현상>(고두현 감독, 2019년)은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청년 다섯 명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다. 이들은 모두 어릴 적부터 요요에 푹 빠져 살았다. 알다시피 요요는 엄청난 고급 기술이 많은 장난감이다. 어느 날 감독은 거리 축제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요요를 하는 다섯 친구를 만난다. 20대 후반인 이들은 제각각 현실적으로 먹고 살길을 찾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들을 통해 꿈과 현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2020년), 45회 서울독립영화제(2019년)에 초청됐다.

▲ <아이 엠 우먼>.  /스틸컷
▲ <아이 엠 우먼>. /스틸컷

<아이 엠 우먼>(문은주 감독, 2019년)은 세계 3대 여성 가수로 불리는 헬렌 레디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헬렌은 여성 인권 운동에 큰 영향을 준 가수이기도 하다. 한국계 호주 감독 문은주의 첫 장편 영화다. 50회 인도국제영화제(2019년), 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년),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2019년)에 초청됐다.

<블라인드>(타마르 반 덴 도프 감독, 2007년)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영화다.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남성 루벤에게 책을 읽어 주는 사람으로 고용된 마리. 마리는 어릴 적 학대로 얼굴과 온몸에 흉터가 가득해 남들 앞에 자신 있게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루벤 앞에서는 기품 있는 내면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었다. 루벤의 시력이 돌아오자, 마리는 떠난다. 루벤은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마리를 잊지 못해 그를 찾아 나선다. 10년도 더 지난 작품이지만, 감동과 여운이 커서 개봉 전부터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 영화 <사라센의 칼>.  /스틸컷
▲ 영화 <사라센의 칼>. /스틸컷

<사라센의 칼>(임재영 감독, 2020년)은 엄마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 딸이 자신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특이하게 감독이 현직 경찰이다.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감독은 많은 사건을 접하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나 생각해보니 편견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편견을 주제로 하고, 편견을 이겨나갈 수 있는 상징적인 무기를 주는 영화를 만들어보자 생각했다고 한다.

<귀여운 남자>(김정욱 감독, 2020년)는 <극한직업>을 찍은 이병헌 감독이 각본을 쓴 코미디영화다. 돈도 없고 사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찌질한' 남성이 가족을 되찾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은 못생긴 게 아니라, 귀여운 거라고 주장하는 천연덕스러운 얼굴부터 이미 웃기다.

◇남해와 산청 작은 영화관

작은 영화관은 보통 군 지역에서 자치단체 재정으로 운영한다. 대부분 휴관이지만 도내에서는 남해 보물섬시네마, 산청군작은영화관이 문을 열고 있다.

남해군 남해읍 남해문화센터 1층에 있는 보물섬시네마에서는 14일부터 앞서 소개한 <블라인드>를 상영한다. 이어 20일부터는 개봉작 <소울>(피트 닥터·켐프 파워스 감독, 2020년)을 준비하고 있다. <코코>, <업>, <인사이드 아웃> 제작진이 참여한 픽사 애니메이션이니 사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뉴욕에 사는 재즈 음악가가 사고로 죽으면서 태어나기 전 영혼이 머무르는 곳으로 가게 된다. 영화에는 사후 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꿈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멋진 재즈 음악이 담겨 있다.

▲ <소울>.  /스틸컷
▲ <소울>. /스틸컷

33회 시카고비평가협회상(2020년), 46회 LA비평가협회상(2020년)을 받았고, 25회 부산국제영화제(2020년), 15회 로마국제영화제(2020년), 64회 BFI 런던영화제(2020년), 73회 칸영화제(2020년)에 초청됐다.

산청군 신안면 남부문화체육센터 2층에 있는 산청군작은영화관에서는 20일부터 <소울>과 함께 <커넥트>(제이콥 체이스 감독, 2020년)를 상영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디지털 기기로 연결되는 공포를 실감 나게 담은 영화다.

문의 시네아트 리좀 070-8802-6438, 보물섬시네마 055-862-7718, 산청군작은영화관 055-973-7717.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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