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해보니 장비·통신에 문제 빈번
학생들 학습격차 호소 세심한 대책 필요

대면이 부담스러운 시대다. 모임을 최소화하고, 서로 접촉을 하지 않고자 곳곳에서 부득이 비대면 회의 등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신년 기자간담회도 비대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 5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 비대면으로 참여했다. 일부 기자는 오프라인으로 회의실에서 간담회에 함께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기자 대부분은 실시간 쌍방향 방식의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간담회 전 회사 노트북으로 '아이톡톡'에 접속해봤다. '아이톡톡'은 경남도교육청이 네이버 웨일, 한글과컴퓨터, 시공그룹 등과 함께 개발한 원격수업 등을 위한 플랫폼이다. 이전에 부서원들과 화상회의 때도 문제가 있었던 노트북 카메라가 역시나 문제였다. 쌍방향이어서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카메라가 안 돼서 온라인상에서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도교육청은 만약의 상황을 위해 준비해 둔 아이패드와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를 대여해줬다.

테스트도 없이 곧바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자들이 하나둘 온라인에 접속해 얼굴을 보였다.

그런데 교육감이 신년 계획 15분을 발표하는 동안 10분가량을 들을 수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기자실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한 기자 대부분이 그랬다. 진행 과정의 실수로 보였다. 이후 교육감 발표의 마지막 부분을 들을 수 있었지만, 소리 끊김이 계속돼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아이패드와 무선인터넷 기기를 바꾸기도 했지만,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아서 원활하게 참여하기 어려웠다. 나중에는 타사 기자와 교육청 TV로 간담회를 시청했다.

원격으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해 본 후 학생들의 원격수업은 문제가 없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지난해 학교별로 원격수업을 위해 무선망을 구축하고, 스마트 기기 보유를 확대했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원격수업 진행 시 겪는 어려움은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쌍방향이 아닌 과제 제시, 콘텐츠 활용 등의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실제 학습 상황을 얼마나 확인할 수 있었을까.

지난해 9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진행한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에서 원격수업 이후 학생 간 학습격차 발생 여부를 묻자, 교사 79%가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교사들은 '등교수업을 통한 오프라인 보충지도'(37.08%) 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당시 조사가 1학기를 주요 대상으로 삼았지만, 2학기에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1년 동안 교사, 학생이 원격수업에 익숙해졌겠지만, 그 사이 원격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에 대한 지원은 얼마나 정교해졌는지 더 되돌아봐야 한다.

도교육청은 원격수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장비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 누구나 원격수업 참여에 큰 어려움이 없고 학습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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