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구분 없고 지하실 많아
경남 기관 20곳 실태조사
이옥선 경남도의원 대책 촉구
"경남형 기준을 마련해야"

'용역업체 기간제 노동자로 월 176만 원을 받고 하루 6시간 40분 일하는 60세 전후의 여성 노동자.'

이는 경남 도내 공공기관 청소 노동자로 대표된다. 처우가 열악한 이들의 휴식 공간은 어떨까. '남녀 구분이 없는 불편한 지하실'로 요약할 수 있다.

경남도의회 이옥선(더불어민주당·창원7) 의원이 도와 도의회, 도 산하기관 20곳 청소노동자 노동 현황과 휴게실 실태를 밝히고, '경남형 청소노동자 휴게실 지침'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경남도·도의회·경남무역·경남청소년지원재단·경남신용보증재단·경남연구원·경남테크노파크재단 6곳·로봇랜드재단 3곳·람사르환경재단·경남문화예술진흥원·마산의료원·항노화한방연구원·경남개발공사 등 20곳 공공기관 청소노동자 휴게실 현황을 조사했다.

20곳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청소 노동자는 135명(남 22명·여 113명)이며, 10명 중 8명(81%·109명)은 용역업체 기간제 노동자다. 지난해 창원지역 건물청소·경비노동자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공동실태조사단이 조사·발표한 '창원지역 중소상가 청소·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 내용보다 처우가 조금 나은 정도다. 창원지역 중소상가 청소 노동자는 '직고용 또는 용역업체 소속 계약직(74.8%) 노동자로 월 108만 원을 받고 하루 6시간 40분 일하는 65세 전후 노동자'다.

▲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  /경남도민일보 DB
▲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 /경남도민일보 DB

20곳 공공기관 중 휴게실이 지하에 있는 기관은 경남도와 도의회·경남연구원 등 6곳, 남녀 구분이 없는 휴게실은 마산의료원·경남개발공사 등 15곳, 직원 휴게실이나 당직실·경비실을 휴게실로 쓰는 기관은 5곳 이상이다.

휴게실이 지상에 있다 해도 창고 같은 공간에 칸막이를 질러 천장이 노출된 형태(로봇랜드 테마파크)로, 실질적으로 쉼터 공간이 되지 못하는 곳도 많았다. 민간시설의 휴게실은 화장실 한 칸이나 장애인 화장실, 계단 밑, 지하주차장 구석 등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 의원은 "휴게실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리고 남녀 구분을 하되 독립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도가 이런 기준들을 제시한 '경남형 청소노동자 휴게실 지침'을 만들어 공공부문부터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18개 시군과 민간까지 권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민간은 공모사업을 통해 공공성이 높은 시설을 우선으로 휴게실 설치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도내 대학은 휴게시설을 개선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종적으로는 중소 상가나 소규모 아파트 단지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실 환경 개선에까지 손길이 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12일 제382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도에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