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에 반발 서명운동 시작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지회)가 직장 내 괴롭힘이 개선되지 않는 거제 영안기업 대표 퇴출 요구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 밀폐구역 보안·관리 하청업체인 영안기업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지난해 10월께 불거졌다.

당시 영안기업 소속 한 노동자는 직장에서 △과도한 사생활 침해 △관리자를 이용한 감시·통제 △따돌림 지시 △단체카톡·반 생산회의 등 공개적 자리에서 모욕 △부당하고 과중한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회가 영안기업 노동자와 퇴사자 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8명(55%)이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고 답했고, 17명(52%)은 괴롭힘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지난해 11월 영안기업 노동자 8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4명(29.2%)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괴롭힘 주된 이유가 '조직 문화' 때문이라고 답한 노동자는 47%였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도 '혼자 참는다'거나 '주변인에게 알리는 방식'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응답이 75%를 넘겼다. 그 이유로 노동자들은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41.1%), '신고 후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32.3%)를 꼽았다.

지회는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고 말한 24명 중 23명은 밀폐감시 업무를 하는 여성 노동자"라며 "영안기업 내 밀폐감시 노동자가 50명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운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안기업은 유명무실한 고충처리위원 몇 명을 선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한 직장을 반장으로 강등하고, 반장 2명 직위를 해제하는 정도로 문제를 덮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회는 내달 5일까지 영안기업 대표 퇴출 서명운동을 하기로 했다. 지회는 "퇴출 운동 외 인권위원회 진정, 손해배상청구소송 등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안기업은 "부당하고 과중한 업무지시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으며, 퇴출 서명운동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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