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행사 잇단 축소·취소
농가 애써 키운 꽃밭 뒤엎기도
경남도·창원시, 소비 촉진 운동

화훼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 1년이다. 특히 꽃 생산을 많이 하는 경남의 피해가 크다.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소비는 뚝 떨어졌다. 졸업철이지만 꽃농가와 꽃집의 한숨은 깊다. 졸업철을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로가 막히자 애써 키운 꽃밭을 갈아엎는 농가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를 보면 서울시 양재동 aT화훼공판장의 지난해 절화(잘라낸 꽃) 거래량은 1732만 속(작은 묶음을 세는 단위)이다. 2019년(1885만 속)보다 8.08%나 감소했다. 절화 경매금액도 637억 5452만 원으로 2019년보다 7.49%(689억 1353만 원)나 떨어졌다.

경남지역은 재배농가, 연간출하량, 연간출하액에서 전국 화훼산업의 중심지다. 경남도가 집계한 절화류 재배면적(2019년 기준)은 218㏊로 전국(1212㏊)의 18%를 차지한다.

7일 찾은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꽃집 거리에서 꽃을 사러 온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아예 문을 닫은 채 점포 정리에 들어간 꽃집도 있었다. 한 꽃집은 아예 자리를 비운 채 문 앞에는 '전화 주시면 바로 나오겠습니다'라고 적은 쪽지만 붙어 있었다.

연말연초, 졸업식 등으로 특수를 누려야 할 시기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꽃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한 꽃집 업주는 "오전 내내 손님이 없다. 코로나에 맹추위까지 겹쳐 꽃을 보러 오는 사람도 드물다. 전화 주문이 띄엄띄엄 있어 그나마 생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 7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꽃집 거리가 손님 없이 한산하다.  /안지산 기자
▲ 7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꽃집 거리가 손님 없이 한산하다. /안지산 기자

꽃집에서 팔리지 않으니 꽃을 키우는 농가 어려움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화환, 행사용 꽃으로 많이 쓰이는 거베라 생산량의 43.2%를 차지하는 김해시 대동면 일부 농가는 최근 꽃밭을 갈아엎었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연료비, 관리비 등을 보전할 여력이 남아있는 농가를 제외한 일부는 꽃밭을 뒤엎었다"며 "행사, 화환용 소비가 없어 절화시장이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인테리어용 관엽, 반려식물 거래량은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aT 정보를 보면 관엽 거래량은 2019년 1052만 속에서 2020년 1055만 속으로 0.32% 늘었다.

관엽식물, 난 등을 주로 판매하는 창원시 의창구 동창원식물영농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 인테리어용, 다육이 등 반려식물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년 동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는 틈새시장 등 활로를 찾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다.

김윤식 회장은 "절화 중에서도 판매량이 턱없이 모자라 지원이 필요한 품목은 생산비를 보전해주는 쪽으로 다음 주부터 진행하려 한다"며 "식물의 가정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가정마다 꽃꽂이를 권장하고 예식, 장례식장에서 조화 화환 대신 생화로 화환을 만드는 신화환 문화 정착으로 코로나19 상황을 돌파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창원시는 올 설날 전까지 3차 재난지원금 중 하나로 2억 4000만 원을 들여 화훼농가당 100만 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국내 코로나가 발생한 시기에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자 경남도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꽃 선물하기 등 소비운동을 이어왔다.

도는 올해도 공공기관 등에 기념일 꽃 구입, 1인 1꽃 사기 등 꽃 소비촉진 동참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올해 김해에 영남화훼유통센터가 들어서면 화훼 유통 개선,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남도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졸업 시즌에 맞춰 2월부터 사무실 꽃 생활화 사업을 실천할 수 있게 계획 중"이라며 "소비 촉진을 위한 승차 판매 등을 농가,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거베라 등 폐기 처분되는 품목은 자조금(수급불균형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 지원제도로 최저생산비를 보상해주는 정책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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