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순근 개인전 '꿈에 물들다'
유년 기억 화폭에…17일까지

2008년부터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온 중견 화가 우순근(48) 씨가 신작 전시회를 차렸다. 창원 마산합포구 상상갤러리에 펼쳐진 그의 18번째 개인전 '우순근'전이다.

우 작가는 의창구 사림동 작업실 등에서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옛 동네 정취와 자연의 모습 등을 화폭에 옮겨왔다. 그가 이번 전시에 내놓은 작품들은 모두 '꿈에 물들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시간여행을 주제로 만들어진 '꿈에 물들다' 연작은 작가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작업적 흐름을 드러낸다. 토분과 분채, 석채 작업 과정을 거쳐 장지 위에 그만의 작품 세계를 빚어냈다. 갤러리 1층 전시실 벽면에 걸려있는 작가의 그림들은 4호부터 120호까지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 우순근 작 '꿈에 물들다'.  /우순근
▲ 우순근 작 '꿈에 물들다'. /우순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작업된 작품 28점이 전시장에 나왔는데, 그중 지난해 말에 그린 붉고 흰빛이 감도는 톤의 그림은 검푸른 지붕을 가진 주택들이 모여 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눈이 쌓인 나무와 그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주택의 외관을 보여준다. 마을 전체가 자욱하게 드리워진 안개 속에 있는 듯한 풍경이 가로세로 90.9㎝ 화폭에 그려졌다.

지난 13년간 옛 추억 속 모습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림은 관람객과 추억을 공유하고 공감하게 만들어주는 행위'임을 일러준다.

크고 작은 나무 사이로 하얀빛이 감도는 마을과 노란 단풍으로 물든 은행나무 아래 빨간 슬레이트 지붕이 덧씌워진 주택 전경, 눈 덮인 나무 사이에 여러 채의 집이 놓여있는 풍경, 까맣고 빨간 나무 형상을 모아놓은 화폭 등을 통해 아스라한 옛 어린 시절 동네 풍경과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다.

작가는 "어릴 적 환경은 다 다르지만 많은 사람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어 놓은 만큼 전시장에 오셔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까지. 월요일 휴관. 상상갤러리(055-719-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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