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관찰된 후 신호 두절
시민 제보로 내서읍에서 찾아
도심천서도 생존 가능성 보여
창녕군 우포늪에 자연방사된 따오기 가운데 위치 파악이 되지 않았던 한 마리가 시민 제보로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 발견됐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해당 개체 관찰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지난 3일 시민 박대현(40) 씨는 내서읍 한 공원 인근 나무에서 평소 못보던 따오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은 이 소식을 접하고 다음날 오전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전했고, 센터는 곧바로 관찰팀을 파견해 광려천에서 이 개체를 확인했다. 광려천에서 따오기가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이 개체는 센터가 지난 2019년 우포늪에 자연방사한 따오기 무리 중 하나다. 지난해 봄에는 밀양시에서, 여름철에는 사천시 일대 논에서 먹이활동을 했는데 돌연 위치추적기 신호가 끊겨 관찰이 중지됐다. 센터 김성진 박사는 "시민 제보로 이 개체의 야생 적응 관찰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 뜻을 전했다.
센터는 2008년 한중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 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한 이래 따오기 종 복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어느 정도 개체수 증식에 성공하자, 최근 2년간 한 해에 40마리씩 우포늪에 자연방사하고 있다. 40마리는 지난 1979년 이후 한반도에서 사라진 따오기가 40년 만에 야생으로 돌아가는 일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은 숫자다.
생존율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첫해 방사한 40마리는 이번에 발견된 개체까지 모두 27마리가 살아남았고, 지난해 방사한 40마리는 31마리가 야생에 적응 중이다. 폐사하는 경우는 대부분 삯·단비·맹금류 등 포식자들이 원인이다. 김 박사는 "특히 우포늪 주변에 가정에서 키우다 유기한 들개들이 많아 따오기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센터는 따오기 등에 붙은 태양광 위치추적기를 통해 각 개체 야생적응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관찰 결과,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들은 우포늪 주위에만 머물지 않고, 창녕과 인접한 시군까지 먹이활동을 하러 이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먹이가 부족해지는 겨울철에 더 좋은 서식지를 찾아 떠난다.
위치추적기가 가끔 말썽을 부릴 때도 있다. 깃털이 추적기를 덮거나 숲에 들어가 태양광 충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끊겼던 신호가 짧게는 사흘, 길게는 수개월 뒤에 다시 들어오는 경우도 생긴다. 김 박사는 "추적이 끊긴 개체는 야생적응 여부, 서식지 관련 정보를 전혀좇을 수 없어 곤란한데, 시민 제보가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이번 광려천 따오기는 그동안 논에 최적화됐다고 판단했던 따오기가 도심 하천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그러면서도 "도심지에서 따오기를 발견할 경우 호기심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을 포식자로 인식해 금방 다른 장소로 떠난다"며 "먼 곳에서 날아오느라 힘을 다 쓴 상태에서 먹이활동을 못하고 떠나게 되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으니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센터에 꼭 연락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