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
경유지 일부 주민 삭발 등 반발
국토부 "의견 반영해서 구체화"

남부내륙철도 노선과 역사 등에 대한 갈등이 재연할 조짐이다.

국토교통부는 5∼6일 이틀에 걸쳐 철도 노선이 지나가는 거제·통영·고성·산청·합천에서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했다. 진주에서 열리기로 했던 설명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오는 22일로 연기됐다.

6일 오후 합천군종합사회복지원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국토부 역사 위치 선정과 관련해 불만을 쏟아냈다.

해인사 관계자는 "해인사에서 발주한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의 입지선정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합천역사가 해인사 인근에 위치할 경우 합천읍 방문객은 다소 감소하겠으나, 해인사 인근의 관광수요가 늘어 감소폭보다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연구됐다"며 "예비타당성 조사가 없었기 때문에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태구 해인사역유치공동위원장도 "수요 창출과 지역균형 상생발전을 위해 거창, 고령, 성주, 대구 등 10분에서 30분 이내 교통 접근성이 용이한 옛 88고속도로 해인사IC 인근 야로면에 해인사역이 유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유치위원회가 국토부 합천역사 안에 반발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섭 기자
▲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유치위원회가 국토부 합천역사 안에 반발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섭 기자

해인사역유치추진위원회는 이날 주민설명회에 앞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해인사역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항의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산청군 생비량면 복지회관에서 열린 산청군 설명회에서는 역사 설치 요구가 쏟아졌다. 주민들은 "합천 28㎞, 진주 26㎞, 고성∼통영 간과 통영∼거제 간 15㎞보다 산청 구간이 더 긴 것을 감안해 산청군내에 정거장이 있어야 하는 데도 계획이 없다"며 "경남도 서부청사 등에 문의하니 가까워서 정거장 설치를 못한다고 하는데 철도가 완공돼 발생하는 소음 등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간이역이라도 설치가 필요하다"고 산청 내 역 설치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또 "현재 계획되어 있는 노선을 보면 산청군 구간 노선 가까이 경남간호고등학교가 있어 지금 계획대로 철도가 건설되면 철도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으로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노선을 학교와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열린 거제지역 설명회에서는 역사 유치에 공을 들여온 사등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부 초안에는 사등이 2순위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임수환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 사등면 유치 추진위원장은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은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사등면에 들어서야 한다"며 "국토부에 주민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역사 위치가 정치적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되는 절차를 거쳐 구체화한다. 수렴되는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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