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종착역(거제) 입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했다. 평가서 초안에는 계획 노선과 신설할 정거장의 대략적인 위치 등이 담겼다.

종착역이 들어설 거제는 상문동(대안 1)과 사등면(대안 2) 두 곳이 정거장 입지로 꼽혔다.

이러한 밑그림이 나오자 역사 유치에 공을 들인 사등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실상 2순위로 밀린 게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임수환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 사등면 유치 추진위원장은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은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사등면에 들어서야 한다"며 "국토부에 주민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역사 위치가 정치적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 주관으로 지난 5일 거제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설명회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국토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종착역 두 곳을 비교해 장단점을 제시했다.

상문동 장점은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깝고 지방도 1018호선·국도 14호선을 이용한 접근성, 주요 관광지 접근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왔다. 단점으로는 노선 연장 증가(9.5㎞)에 따른 공사비가 많이 들고,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곳을 인접해 통과하는 점을 들었다.

사등면(사등리)을 두고서는 노선 연장 축소로 공사비가 감소하는 장점이 있지만, 인구 밀집 지역과 거리가 있는 데다 주요 관광지 접근성이 떨어지고 사곡만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편파적이다",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고려하면 상문동 접근성이 더 떨어진다", "미리 결론을 내놓고 분석한 것처럼 보인다", "상문동으로 정해놓고 몰아주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될 절차를 거쳐 구체화한다. 수렴되는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거제시는 지난해 4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종착역) 후보지로 사등면·상문동 2곳을 정해 우선순위 없이 국토부에 제안했다. 한편에서는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을 포함한 노선 갈등과 관련해 지역 사회가 나서 중립적인 협의체를 꾸려 숙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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