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의 상징이 된 서부청사
도청 진주 이전은 황당한 미봉책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제2진주의료원' 서부경남 공공병원 개원이 2024년으로 빨라졌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병상확보 문제가 불거진 요즘, 325병상 규모로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책임지던 진주의료원의 공백이 크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병원이던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취임 1개월 만에 적자를 이유로 폐업이 선고됐다. '권한 없는 자에 의한 위법한 결정'으로 공공의료 공백에 대한 대책 없이 도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미봉책이자,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실패한 정책이다.

2015년 홍 전 도지사는 서부경남 개발과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해 경남도청 서부청사를 개청했다. 노조와 야권의 거센 반발에도 이전을 강행한 것은 폐쇄된 진주의료원 건물 활용을 위해서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서부청사는 진주의료원 폐쇄라는 졸속 정책으로 발생한 문제를 졸속으로 해결한 또 다른 미봉책일 뿐이다.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균형발전은커녕 비효율의 상징이 되고 있다. 작년 경남도의회에서는 김해지역 도의원이 서부청사 무용론, 도청의 창원 환원을 주장했고 최근에는 경남도청 공무원노조가 행정비효율의 해결을 촉구하며 44일간 천막농성을 했다.

청사 이원화로 가장 큰 불편을 겪는 사람은 경남도민이다. 방문 청사에 해당 부서가 없다면 창원∼진주 간 남해고속도로를 이동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다수의 도민 편의를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균형발전이라는 논리를 내세울 이유가 없다. 있다한들, 서부청사 6년, 지금까지 비효율 논란 이외에 어떤 효과가 있었는가? 12월 21일 진주시의회 국민의힘과 무소속 이현욱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 인재개발원 이전 반대와 도청 진주 이전을 촉구했다. 진주시를 떠나는 것은 결사반대, 이전해 오는 것만 찬성이라니, 서부경남 중심지답지 않은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이다. 그러면서 경남도청도 1896년부터 29년간 최초의 도청 소재지였던 진주로 환원해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을 주장했다.

경남 18개 시군 모두 도청 소재지로 당위성 없는 곳이 있을까. 굳이 역사성을 따지자면 1983년부터 최근까지 38년간 '사림동 1번지'를 지켜온 창원시가 가진 상징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자리에 오래 존재한 건물은 그 자체로 역사성을 가진다. 이를 무시하고 단순한 건물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도시와 경남의 역사성을 무시하는 처사다.

2020년 김경수 도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두고 '전적으로 잘못된 결정'이라고 언급을 하기도 했으며 서부경남 공공병원의 신속한 설립을 위하여 2021년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제외를 추진하고 빠르면 2024년까지 완공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진주의료원 폐업 6년 만에 미봉책의 시작이었던 진주의료원을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논란만 불러온, 또 다른 땜질식 미봉책인 경남도청 서부청사의 근원적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진주시의회 국민의힘과 무소속 의원이 주장한 도청 진주 이전은 또 다른 미봉책에 불과한 황당한 주장이다. 그래서 강조한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진주권역으로, 경남도청은 사림동 1번지로 일원화하는 것이 홍준표 도지사가 저지른 미봉책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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