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문화예술인 정진혁·정지혜 감독

코로나 시대에도, 아니 굳이 코로나가 아니라도 젊은 문화예술인들은 지금도 차곡차곡 성장하고 있다. 경남 출신으로 부산과 경남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정지혜(26), 정진혁(27) 씨도 그렇다. 정지혜 감독은 양산에서, 정진혁 감독은 창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둘 다 부산 동서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시네마루란 독립영화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지혜 감독은 대학생 때 만든 단편영화 <면도>(2017)라는 작품으로 국내외 많은 영화제에 초대돼 주목을 받았고, 이후 <매혈기>(2018), <버티고>(2019)를 찍었다. 정진혁 감독도 단편 <물의>(2019)로 부산독립영화제 본선에 올랐다. 단편 <담>(2017)을 찍었고, 정지혜 감독 영화에 촬영감독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둘은 현재 양산을 배경으로 한 장편영화 <정순>을 준비하고 있다.

▲ 시네마루 로고.
▲ 시네마루 로고.

 ◇소개

이서후 자기소개부터 부탁할까요?

정지혜 감독 네, 양산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24살까지 지냈고 대학은 부산에 소재한 동서대학교 임권택예술학부 영화과에 다녔습니다. 아직도 부모님은 양산에 계시고 거리가 가깝다 보니 자주 본가에 다니면서 시나리오를 구상합니다.

이서후 진혁 씨는 창원이 고향이죠? 창원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부산으로 간 건가요 그럼?

정진혁 감독 네, 맞습니다.

이서후 역시 영화전공이에요? 지혜 씨랑 같은 학과?

정진혁 감독 네, 영화 전공입니다! 같은 학과 맞습니다.

이서후 시네마루는 영화사죠? 꼭 영화관 이름 같네요.

정지혜 감독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제작사입니다. '마루'라는 뜻이 '하늘'이라는 뜻도 있고 가족이 모여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뜻도 있어서, 시네마와 합쳐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시네마루로 짓게 되었습니다.

이서후 시네마루는 어떻게 만들게 된 거에요?

정진혁 감독 지혜 감독과 제가 서로 영화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한 점이 많았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 정지혜 영화감독.
▲ 정지혜 영화감독.

◇영화를 하게 된 이유

이서후 둘 다 어떻게, 왜 영화를 하게 됐어요?

정지혜 감독 중고등학교 시절에 아버지가 영화를 좋아하셔서 아버지가 추천해준 영화들을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고등학교 때 영화동아리에 들어가 단편 영화를 제작해보며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영화과로 진학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서후 그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게 있을까요?

정지혜 감독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블랙코미디이긴 한데 제가 코미디 시나리오를 잘못 써서(유머감각이…) 현실적인 드라마 장르의 시나리오를 많이 작업한 것 같습니다.

이서후 영화를 보니 대사 없이 얼굴 클로즈업으로 심리 묘사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정지혜 감독 감사합니다! 원래 대사를 쓰는 데에 고민이 많아서 굳이 언어로 표현되지 않아도 되는 감정은 대사 없이 배우의 표정으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준비하는 장편 영화에서는 여태와는 다르게 클로즈업보다 풀샷으로 롱테이크를 통해 인물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서후 보통 소재는 어떻게 구해요?

정지혜 감독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항상 소재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을 두 가지 합쳐서 재미난 해프닝이나 주제의식을 발견할 수 있으면 작업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면도>는 여자+면도는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졌는데 사실은 여성이 면도 혹은 제모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인식이 어디서부터 굳어졌을까 하여 시작한 시나리오였습니다.

이서후 진혁 씨는 왜 영화를 하게 됐어요?

정진혁 감독 제가 고등학생 때 <죽은 시인의 사회> 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한 장면 장면이 저에게 큰 가르침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하여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가 가진 철학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내가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동을 저도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도 전공을 영화로 정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서후 진혁 씨는 자신이 영화를 만들 때 추구하는 게 있나요? 장르나 설정이나 주제나.

정진혁 감독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는 예술은 혼자서는 절대 만들지 못합니다. 각자 파트를 하나씩 맡아서 같이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건데 그래서 저는 같이 만들어 가는 동료를 한 시나리오 가지고 서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방향성을 같은 곳으로 잡고 각자의 시너지가 조화가 잘 되어 하나의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서후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네요. 저도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진혁 감독 네, 감사합니다.

▲ 정진혁 영화감독.
▲ 정진혁 영화감독.

◇장편영화 <정순>

이서후 양산에서 찍을 장편영화 얘기 좀 해주세요.

정진혁 감독 <정순>이라는 작품입니다. 아직 촬영 전이라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식품공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중년여성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며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담은 영화입니다. 제가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떠올렸던 소재를 장편 영화 시나리오로 작업하여 감사하게도, 2019년 부산영상위 기획개발지원,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상반기 장편영화제작지원을 받게 되어 촬영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서후 첫 장편영화라 마음 단단히 먹고 있겠어요.

정지혜 감독 네, 이제 촬영이 코앞이라 더 부담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이서후 언제 크랭크인인가요?

정지혜 감독 1월 중순입니다.

이서후 진혁 씨는 이번 영화에서 무슨 일을 일을 하나요?

정진혁 감독 저는 촬영감독으로 준비 중입니다.

이서후 지혜 씨 영화에서 촬영감독을 많이 했던데, 최종 목표는 감독 아닌가요?

정진혁 감독 어느 직급이 목표라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무슨 직급을 하든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이서후 네,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지혜 감독·정진혁 감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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