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1984년부터 훼손 결론
내년 상반기 중 시굴조사 진행

내동패총은 지난 1979년 경상남도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됐다. 창원시 성산구에 자리 잡은 국가사적 제240호 창원 성산패총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유적이다. 성산패총은 외동에, 내동패총은 내동에 있다. 지금까지 내동패총에서 정식 학술 조사가 진행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어떤 유적이나 유물이 묻혀 있는지 알려진 내용이 없는 이유다. 1988년 창원대박물관이 토사 위로 드러난 토기 등을 일부 수습한 것을 제외하면 패총에서 확인된 유물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화재를 보호·관리해야 할 창원시는 이런 문화재 터 위에서 수십 년간 나무를 심고 파내는 일을 계속 해왔다. 유적 입구에 철문과 담장을 세워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조경용 나무를 키워 시 곳곳에 있는 공원과 도로변 등에 옮겨 심었다. 그 사이 호미와 삽, 굴착기 등으로 나무를 뽑거나 심는 일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지자체에 의해 수십 년 동안이나 문화재가 파괴된 것이다.

시는 내동양묘장 일대 땅을 여러 차례로 나눠 사들였다. 내동양묘장 첫 운영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시는 1984년 12월부터 양묘장이 운영됐다고 결론 냈다. 양묘장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패총 유적 터를 시가 매수한 건 1988년으로 확인됐다. 양묘장 운영을 시작하고 4년 뒤부터 문화재 지정구역 안에서 양묘장이 운영된 것이다. 시가 이곳을 매수하기 전까진 1970년부터 한성농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이 운영하던 양묘장이 있었다. 시가 당시 문화재 지정구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패총 터를 샀는지 모르고 샀는지 문서로 확인되진 않았다.

창원시는 내동양묘장에 문화재 지정구역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문제가 된 내동양묘장 운영을 올해 전면 중단했다. 양묘장에 심어진 나무들을 뽑으면 유물이 훼손될 수 있다는 학계 지적에 따라 시굴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이미 양묘장 안에 심어진 나무는 뽑지도 자르지도 않을 거라는 게 시의 계획이다. 시굴조사는 시가 내년 상반기 중에 예산을 확보해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내동패총 양묘장 논란을 계기로 문화재 관리 전문인력 충원과 내년 상반기 시굴조사 진행 뜻을 잇달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인력 충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은 게 아닌 탓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무마용 발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간제 직원 몇 명 채용하고 말 것인지, 구청별로 학예사를 채용해 문화재를 관리하게 될 것인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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