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필수노동자의 중요성을 새롭게 느끼고 있다. 아무리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해도 노인요양을 비대면으로 할 수는 없고,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택배노동자가 배달해주지 않으면 소용없다.

고령화로 돌봄노동을 하는 요양보호사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2만 7335명이던 요양보호사는 올해 6월 45만 5693명이다. 주로 고령 여성에서 증가하여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은 2016년 57.1세에서 올해 6월 59.6세까지 높아졌다. 요양보호사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경로 중 하나로 굳어졌다.

앞으로 장기요양 노인 수와 필요한 요양보호사 수는 급증하는데 요양보호사 공급은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장기요양인력 중장기 확보 방안>(2019)에 의하면 장기요양인정자 수는 2010년 31만여 명에서 2018년 67만여 명으로 2.12배가 되었는데 요양보호사 수는 같은 기간 23만여 명에서 38만여 명으로 1.68배가 되었을 뿐이다. 전체 노인 중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 규모는 2030년 125만 8000여 명, 필요 요양보호사 수는 75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공급은 64만여 명으로 11만여 명 부족할 전망이다.

국내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130만 명 정도인데 인력 부족을 겪는 것은 요양보호사가 최저 시급에다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세전 임금은 지난해 약 157만 원에 불과했다. 노인들도 요양보호사를 청소하고 심부름해 주는 가사도우미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열악한 보수에 사회적 인식도 낮으니 이직률도 높다. 2018년 기준 근속연수가 3년 미만인 요양보호사는 70%로 높은 반면 근속연수 5년 이상 비율은 약 17%에 불과하다. 숙련된 요양보호사가 적은데 어떻게 부모님을 안심하고 요양(병)원에 모실 수 있겠는가.

이제는 돌봄노동도 필수노동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남녀노소 기꺼이 선택하는 전문 직업이자 생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책임지고 요양인력의 급여 인상을 위한 재정을 지원하고 요양기관을 철저히 관리하면 돌봄노동자도 공공기관에 준하는 안정적인 지위와 적정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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