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고전·소주시장 축소
인식 개선 홍보·나눔 확대 등
향토기업 입지 재구축 '총력'
코로나 속 소비패턴 변화 강조
자영업자 상생 판로 모델 모색
내년 1500만 달러 수출 목표

'좋은데이'를 출시해 저도주 시장 선점 신화를 썼던 무학은 코로나19 상황 속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 가정 매출이 매장 매출을 앞질렀으며, 빠르게 변한 소주시장과 유통 트렌드는 좋은데이의 입지를 흔들었다.

최재호(60) 무학 회장은 위기 속에서 혁신과 변화를 열쇳말로 사회공헌 강화와 지역 밀착사업에 나서며 향토기업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안방 지키려면 '성과 알리기부터' = 최 회장은 "경남을 토대로 성장해 타지역 진출, 수출 등에 나섰지만 현재 경남도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환원 등 무학이 지역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드려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학은 '안방 지키기 작전'의 하나로 지역신문에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주 내용은 소주 협찬 요청 거부 소문에 반박하는 '몰랐겠지만 누군가의 중상모략에 속고 계셨습니다!'와 '코로나19 상황 속 20억 원어치 손소독제 제조·기부', '우리 지역의 자존심 100년 기업 무학 이제는 뭉쳐야 삽니다', '좋은데이 마시고 지역경제 살려요'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환원사업 홍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은 창원지역 주요 출근길과 건널목에서 '좋은데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손팻말을 들고 제품을 홍보하는 판촉물을 나눠줬다.

올해 창사 91주년, 최 회장은 지역민의 자존심인 향토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역공헌사업을 비롯한 적극적인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소비자들에게서 '무학이 지역에 해준 것이 뭐냐'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소비자가 만족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방향으로 지역 기반을 다시 닦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 무학의 기반을 굳건히 다져 지역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22일 경남도민일보 본사에서 최재호 무학 회장이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22일 경남도민일보 본사에서 최재호 무학 회장이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지역사회에 나눔사업 더 활발하게 = 무학의 나눔사업 시초는 무학장학재단이다.

1985년 설립된 무학장학재단은 초창기 학생 수십 명을 선발해 연간 2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주는 것이 전부였는데, 최 회장은 지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금액 증대와 분야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2011년 9월 무학장학재단을 확대·개편한 좋은데이나눔재단이 출범했다.

지금은 100억 원 이상 규모로 취약층 교육 지원, 지역사회 문화체육시설 지원,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등 다분야에 걸친 지역환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역민에게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진정성이 부족해 실질적인 공헌사업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면 경제인들과 협의해 지역에서 큰 규모의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지역민에게 기부하는 나눔의 정신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공생 비즈니스 모델 추진 = 최위승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 회장은 1988년 실무 경영에 참여, 1994년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2세 경영자로서 20~30대부터 최일선에 나선 최 회장은 자신을 마땅치 않게 보는 선입견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사업을 키우고 기업을 성장시키다 보면 부딪히는 일도 발생한다. 그러나 부딪힌다고 멈추면 성장할 수 없다"며 "하루는 한 택시기사가 저더러 대학도 안 나오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해 제가 사실 확인을 해주기도 했다. 저를 둘러싼 각종 루머는 작은 오해와 소문이 쌓여 발생한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높아지자 연말 특수 실종은 물론 신제품 개발, 영업 등에도 차질이 생겼다. 최 회장은 지금은 대외적 인식 개선, 내부적으로는 회사의 기초를 다시 다질 때라며 각종 신사업, 현안사업 등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 속 소비 패턴, 영업 형태가 코로나19 이전과 확연히 다른 점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매출이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발맞춰 매장을 제외한 다른 판로 개척도 고민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직접 피해를 입은 식당 등과 공생모델을 만드는 것도 계획돼 있다. 이를테면 고기+주류 패키지를 판매하며 자영업자, 주류업체 둘 다 상생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혁신과 변화를 바탕으로 지역민심 다잡기, 2021년 수출 1500만 달러 등을 목표로 세웠다. 최 회장은 "올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700만 달러 수출탑을 쌓았다"며 "내년에도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신제품 개발 등에 매진하며 코로나19 이후 주류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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