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 일원으로서 책무·상생 강조
기업 이익 대변단체 새 수장 의지 신선

앞으로 3년간 창원상공회의소를 이끌 새 회장이 선출됐다. 바로 지역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알려진 신성델타테크 구자천 대표다.

지난 17일 열린 창원상의 제4대 1차 임시의원총회에서 구 대표는 참석한 77명 상공의원 만장일치 합의로 새 회장에 추대됐다.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역 경제계에선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구 대표와 함께 무학 최재호 회장도 후보등록을 해 호선이 아닌 경선 방식으로 선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3년 전 지독한 경선 후유증을 겪었던 기업인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지역 경제계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며 사실상 단일화를 요구했다. 인근의 부산상의가 선거 때마다 분열과 갈등을 반복하며 법정 다툼까지 갔던 점도 상기했다.

선거 직전 최재호 회장이 후보 자리를 내놓았고, 구 대표가 손쉽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최재호 회장도 출마 뜻은 접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탄생하면 상의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사실 구자천 신임 회장은 기업 경영 외에 외부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편이 아니어서 행적이나 성품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그가 밝힌 취임 일성에 관심이 쏠렸다.

당선 직후 마이크를 잡은 그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상의'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상공회의소는 회원사인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이 때문에 상의 회장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업 이익을 대변해야할 책무도 있다.

한철수 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원전산업의 위기를 호소하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건의한 것도 한철수 개인으로서가 아닌 그가 지역 경제계 '스피커' 역할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의 회장 입에서 나온 첫 발언은 이랬다.

"그동안 상공회의소가 상공인의 이익만을 좇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려 한다. 앞으로는 상의가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겠다."

그는 사자상어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를 인용하며 상호 소통과 상생 의지를 강조했다. 또, 내부는 물론 시민사회·노동단체와도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에겐 또 다른 직함이 있다. 당연직으로 도내 9개 상공회의소를 아우르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을 함께 맡아 사실상 경남 상공계 수장 역할을 한다.

상공회의소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의 긴밀한 소통 창구다. 산업 정책, 규제 개혁, 기업문화 개선 등 할 일이 많다.

'기업 이익의 대변자'보다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구자천 회장의 의지는 신선하다.

적어도 기업 입장에서만 싸우는 '투사' 역할은 분명히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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