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창원 다큐 〈소멸의 땅〉
내일 오후 7시 40분 방송
일본·한국 인구 위기 짚어

"지방 소멸이 이미 거의 완성 단계예요. 사망만 존재하는 거죠."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한가롭게 얘기할 게 아니에요. 이 흐름을 막지 못하면 공멸하는 거죠." (장대익 서울대 교수)

KBS창원이 '지방 소멸'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 <소멸의 땅>을 18일 오후 7시 40분 KBS 1TV와 페이스북, 유튜브 KBS뉴스 경남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 KBS창원 이형관 기자가 취재·연출을 맡았다.

"10년 뒤에는 지역 도시의 모습을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자의 소감처럼 다큐멘터리에는 인구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 현장의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현실이 담겨 있다.

지방 소멸이란 농어촌과 중소도시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함을 다소 자극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2014년 도쿄대 마스다 히로야 교수가 낸 <지방 소멸>이란 책으로 시작된 일본 사회의 격렬한 논쟁은 한국으로 옮겨와 '지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은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정말 그런가? 어느 정도나 심각하지?' KBS창원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된다.

▲ 인형이 주민을 대신해 자리를 채운 일본 나고로 마을.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마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KBS창원
▲ 인형이 주민을 대신해 자리를 채운 일본 나고로 마을.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마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KBS창원

제작진의 취재 여정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오동동, 진주시, 하동군, 의령군 등 경남에서 시작해 전북 익산시, 경북 구미시, 부산 중구와 영도구, 일본 남부 시코쿠섬 나고로 마을과 효고현 히메지시로 3개월간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외국에 나가지 못해 현지 촬영팀을 따로 구성하는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인구 감소 위기를 실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여기에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카이스트 연구진과 함께 전국 읍면동 '빈집지도'를 만들었다. 시군까지 나온 적은 있지만, 읍면동 단위까지 빈집 지도를 만든 건 국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보다 지역에 빈집률이 2배 이상 높다는 걸 확인했다. 빈집률은 일종의 '국토 골다공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인체의 뼈가 약해지고 골밀도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현상이 생기면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이 생기듯이 우리 국토도 이렇게 비어가는 골다공증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주 전 국토연구원장)

제작진이 확인한 것은 이런 골다공증이 농산어촌에서 시작해 전염병처럼 중소도시로, 다시 대도시로 퍼지는 현실이었다. 이형관 기자는 이런 현실이 결국 국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는 제1장 위기의 전조, 제2장 쏠림과 빨림, 제3장 공멸과 공생 사이로 구성됐다. 특히 1장에 나오는 일본 나고로 마을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아야노 츠키미(71) 할머니가 만든 350여 개 인형이 주민을 대신해 마을 곳곳을 채운 장면은 주민 감소로 텅 빈 유령 도시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윤영미 서예가, 노순천 조각가 등 지역 예술가들도 참여해 지역 위기를 형상화했다. 단순히 현실만 보여주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도시 연계 등 현 시점에서 실현할 수 있는 대책도 담겨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KBS창원 뉴스 누리집을 통해 인터랙티브 뉴스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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