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농축수산물 온라인 판매…계약재배로 유통구조 단순화
가격·신선도 잡고 농가 상생…창원·김해에 물류센터 구축
1000여 개 제품 당일 집 앞에 "초심 지켜 소비자 기대 부응"

"지역에는 수도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신선한 농축수산물이 넘쳐납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대기업의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해볼 수 있겠다 싶은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경남지역 농축수산물 온라인 판매 쇼핑몰 '미스터아빠(공동대표 서준렬·양원희)'는 지역 농가와 상생하며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농축수산물을 판매하는 착한 플랫폼을 꿈꾼다. 농업인의 날인 11월 11일 설립한 미스터아빠는 함안군 칠원읍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 창원에 농수산물 물류센터, 김해에 축산물 물류센터를 각각 두고 있다.

미스터아빠라는 기업명은 이 세상에서 아빠라는 단어가 주는 '든든함'을 담았다. 아이, 가족, 사회를 위해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농축수산업을 지키고 자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지구를 지키는 든든한 아빠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한 것이다.

▲ 경남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몰 '미스터아빠' 서준렬 대표이사.  /안지산 기자
▲ 경남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몰 '미스터아빠' 서준렬 대표이사. /안지산 기자

◇아빠의 마음으로 = 미스터아빠 공동대표인 서준렬(41) 대표는 유통기업 GS리테일에서 12년간 근무했다. 여기서 배운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차별화해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게 창업 의도였다.

서 대표는 미스터아빠만의 장점으로 생산자와 플랫폼 간 계약재배를 통해 유통과정을 파격적으로 단축한 점을 꼽았다.

e-커머스라 불리는 대다수 온라인 마켓의 기본 유통구조는 생산자, 경매인, 도매상인 등을 거쳐 확보한 상품을 센터로 입고해 재고를 모았다 파는 형식이다. 미스터아빠는 생산자와 해마다 약속한 수량을 구매하는 재배계약 방식을 통해 유통구조를 대폭 줄이고 신선도도 확보했다.

이런 방식은 생산자에게도 유리한 방식인데, 작황이 좋지 않은 때에도 약속된 적정 수량을 판매할 수 있어 고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구조 단순화로 저렴한 가격에 신선도 높은 농축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도 득이 되는 방식인 셈이다.

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서 유통업계가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는데, 정작 1차 생산자인 농어가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취약점이 많았다. 미스터아빠가 지역 농축수산물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지역 농어민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미스터아빠 신선물류센터에서 직원이 포장을 하고 있다. /미스터아빠
▲ 미스터아빠 신선물류센터에서 직원이 포장을 하고 있다. /미스터아빠

미스터아빠는 지역 농어민들의 온라인 플랫폼 입점, 판로 확보에 보탬이 되고자 계약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 메커니즘 교육,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등을 무료로 진행했다. 지역 농어민들이 미스터아빠에서 얻은 온라인 플랫폼 입점에 필요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도 입점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게 도와준 것이다.

그는 "최근 급식 중단으로 급식 공급용 친환경 대파 3000여 단의 공급이 막힌 농가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우리가 수매해 판매에 나섰다"고 했다.

미스터아빠는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의미 있는 기획전을 구성하고 택배상자 등 포장용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고 있다. 상자, 테이프, 잉크, 포장재까지 전부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비록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비용이 더 들더라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빠의 마음가짐인 것이다.

◇영남권 새벽 배송에 도전 = 서 대표는 "e-커머스는 새벽, 당일 배송으로 수도권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지역민은 그런 혜택을 쉽게 볼 수 없었다. 미스터아빠는 지역민의 그 소외감을 덜고자 경남지역 신선물류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스터아빠는 전날 자정까지 주문받은 1000여 개 신선·가공식품을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경남지역에 한해 배송할 계획이다. 

나아가 미스터아빠는 지역별 오프라인 매장 운영, 도매, 가맹사업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올해 개점할 오프라인 매장은 픽업,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지역 허브가 될 예정이다. 또 낮은 원가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과일가게, 카페 등 형태에 최적화된 수익형 가맹사업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 미스터아빠 신선물류센터. /미스터아빠
▲ 미스터아빠 신선물류센터. /미스터아빠

미스터아빠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를 위해 드라마 형식의 광고 영상물을 제작해 이달 중순 선보일 예정이다.

서 대표는 "드라마 형식의 광고물로 소비자에게 먹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제공할 것"이라며 "이야기가 있는 먹거리를 먹는 소비자가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고, 단편 영화 같은 광고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 = 11월 11일 개점한 미스터아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개점 다음날인 12일에는 온라인 쇼핑몰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접속량이 폭주했다. 곳곳에서 입점 문의가 들어오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서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안전하고 신선한 상품을 공급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은 수익 때문에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기면 결국 외면받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역의 힘으로 시작된 e-커머스인 만큼 지역 농어민의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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