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작가상 서현복
젊은 작가상에 김효경
경남 펜문학상 홍진기
심사서 작품 내면 평가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린 연말, 경남 문단에서 들려온 수상 소식으로 작은 온기를 더해본다. 제7회 경남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서현복 수필가가,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은 김효경 시인이 선정됐다. 또, 제2회 경남펜문학상은 홍진기 시인이 받게 됐다.

사실 도내 문학상은 매번 익숙한 분들이 상을 주고 상을 받으니 심드렁한 기분이 들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청년 작가 진입이 전혀 없다시피한 지역 문단에서는 당연한 일이겠다. 이렇게라도 자신을 북돋우고 창작열을 불태운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경남 올해의 작가상과 올해의 젊은 작가상은 도내 원로 문인이 중심인 경남 올해의 작가상 운영위원회가 2014년 ㈜고려철강 한철수 회장(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의 후원으로 제정했다.

이 상에는 원로 문인들이 스스로 문학적 성취를 돌아보고, 후배 문인들을 다독이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수상자들은 대개 70, 80대 원로 문인이고, 젊은 작가상 수상자라도 60대 언저리다.

경남펜문학상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경남지역위원회가 지난해 만들었는데, 연간문예지 <경남펜문학>에 실린 작품 중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한다. 지난해 1회 때 강희근 시인(경상대 명예교수)에 이어 올해는 홍진기 시인으로 도내 원로 문인들이 연속해 상을 받고 있다.

▲ 서현복
▲ 서현복

경남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서현복 수필가는 1990년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경남수필문학회장, 가향문학회장, 남가람수필문학회장을 맡아서 일했다. 2016년 등단 25년 만에 첫 수필집 <조각보의 꿈>(선우미디어)을 냈는데, 아내로, 어머니로 할머니로 이어진 삶의 자취를 정감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도 이 수필집에 기댄 바가 크다.

▲ 김효경
▲ 김효경

젊은 작가상을 받은 김효경 시인은 2007년 <문학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창원문협 사무국장, 경남문협 사무처장 등 문단 실무를 오래 맡았다. 지난여름 시집 <기억들은 모두 꽃이 되었다>를 냈다. 등단 13년 만에 낸 첫 시집이다. 시집이 나온 후 블로그에 올린 글에 시를 쓰는 이의 고뇌와 외로움이 잘 묻어난다.

"남들이 묻는다. 설레지 않느냐고. 첫 시집을 내는 일이 설레는 일임에는 분명한 것 같은데 나는 부끄러움이 앞서니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글쓰기란 나를 바로 세우고 그에게 색을 입혀주는 일이었다. 색깔은 그때마다 달랐다. 그러나 그 바탕은 늘 그리움과 고독 같은 것이 누워 있었다."

심사를 맡은 고영조 김미윤 주강홍 시인은 서현복 수필가를 두고 "내면에 꽉 찬 지혜와 단아함이 숨어있다"고, 김효경 시인을 두고는 "때로 유장하고 때로는 장쾌, 통렬하다가도 애조 띤 그리움의 목소리"라고 평했다.

제7회 경남 올해의 작가상과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 시상식은 26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마산점 7층 전복예찬에서 열릴 예정이다.

▲ 홍진기
▲ 홍진기

제2회 경남펜문학상을 받은 홍진기 원로시인의 수상작은 올해 나온 <경남펜문학> 16집에 실린 시 '시를 위한 기도'다. 홍진기 시인은 서정주 시인의 제자로 <현대문학>에서 시로, <시조문학>에서 시조로 등단했다. 평생 권위나 명예보다는 소박함을 추구하며 살았지만, 지역 문단에 존재감이 적지 않았으므로 중요한 소임도 제법 많이 맡았다. 그의 시 창작 강의도 유명하다. 심사를 맡은 임종찬 부산대 명예교수, 명형대 경남대 명예교수는 "늘, 격한 감정 곧 단 한 줄로 말한 '숨 가쁘거나 쏟아지는 것이 아닌' 작고, 귀하고, 연약한 것으로 녹여서 말하는 서정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고 평했다.

경남펜문학상 시상은 18일 오후 3시 마산문화원 강당에서 열리는 <경남펜문학> 16집 발간 출판기념회와 정기총회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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